엄마는 파업 중 이마주 창작동화
프라우케 앙겔 지음, 슈테파니 브리트나허 그림, 박종대 옮김 / 이마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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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아빠, 아들, 어린 쌍둥이, 아빠는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어요. 그런데 엄마는 뭘 하고 있을까요. 가만히 앉아 있는 가족들 옆에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네요. 마침 그때 고양이가 토하고 말아요. 아침을 준비한 엄마는 식탁을 차리고 빵에 버터를 바르다 고양이가 토한 것까지 치우는군요. 아무도 엄마를 돕지 않네요. 이 모든 것이 당연해 보인다면 자신이 속한 가정에서도 이런 일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아침에 가족들을 깨우고 식사를 준비하고 쌍둥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면 엄마의 일이 끝날까요. 그렇지 않지요. 설거지, 빨래, 청소 등의 집안일을 하고 가족들이 돌아오면 저녁을 차리고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는 일까지 다 해야 하지요. 어린이집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아빠는 물론 육아에 동참하지 않겠고요. 결국 엄마는 파업을 선언해요. 엄마가 하던 모든 일들을 나눠서 하게 된 가족은 그제야 엄마의 고충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름만 한국식으로 바꾸면 우리나라 이야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위화감이 없어요. 직장을 다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집에 머물기로 결정한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사를 떠맡는 여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주부를 '노는 사람' 취급하는 한국 사회의 시선이 독일에서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집안일을 경시하는 풍조가 선진국이라고 아예 없지는 않은가 봅니다. 집안일은 누구의 것일까요. 엄마의 일이라 구분 짓는 게 당연한 걸까요. 함께 사는 집에서 한 사람이 온갖 일을 떠맡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각자의 일은 스스로 하는 게 옳지요. 가사를 분담하면 시간이 단축되지만 혼자 하면 하루 종일 해도 모자란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집안일은 모두의 것이라는 걸 상기시키는 내용이 더없이 반가워요. 주인공의 친구인 아드리안이 한 말이 기억에 남아요. '가족은 친구다.'라는 말이요. 이 말을 항상 기억한다면 가족들이 서로서로 도와가며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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