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 - 지구 착취의 정점, 그 이후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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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쓰레기가 바다를 덮은 영상을 보았다.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오인해 삼켜버리는 거북이 있는가 하면 부유하던 빨대가 해양 생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몸에 꽂히곤 했다. 마스크 끈에 부리가 감기고 그물에 다리가 매여 절뚝거리는 새 또한 많았다. 세상은 편리해지고 있지만 뒤처리를 제대로 못하는 인간 때문에 자연은 죽어간다. 바쁘게 살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지만 이런 영상을 보면 자책하게 된다. 생활하면서 나오는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만 한다고 내 역할을 다하는 것일까. 멸종 위기에 처한 수많은 동물들이 돌아오는 세계를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누구는 기술을 천천히 개발하자고 하고 누구는 문명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렇다면 기술이 천천히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가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간다면 지구는 옛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이들과 반대로 말한다. 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가 풍요로우면서 환경친화적인 미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덜 소비하면서 더 번영하는 멋진 신세계가 우리 앞에 있다고. 이게 사실일까.


저자는 산업시대의 흐름을 뒤집는 기술 발전, 탈물질화로 나아가는 자본주의, 환경을 보호하는 대중의 인식, 문제에 즉각 반응하는 정부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토로한다. 나무와 석탄을 때 하늘을 시커멓게 만들면서 점점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던 시대를 지나 예전보다 하늘을 덜 검게 만들면서 전자기기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하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다. 갈수록 종이 소비량은 적어지고 기능이 합해져 필요 없게 되는 기기가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사용하는 용품을 줄이면서 더 윤택한 생활을 하게 될 것 같다. 지금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존재한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가 되기 전에는 환경 오염은 지속될 테지만 갈수록 그 정도는 줄어들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오염에 비용이 든다면 대기업들은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고야 말 것이다. 시민들의 의식과 더 나은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환경을 위한 지원군이 될 거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자원을 무분별하게 거둬들이면서 발전했던 시대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계속해서 발전할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매우 달라질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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