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시대를 성찰하다
장석주.송희복 엮음 / 글과마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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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작가의 2주기를 기념해 그의 죽음 이후에 쓰여진 글들을 묶은 책이다. 시, 소설, 에세이를 비롯해 마광수의 사상까지 고찰한 다양한 글은 그의 작품세계는 물론 변하는 시대를 역행하며 고릿적 도덕의 잣대를 들이댄 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한 외국 작가들의 책이 서점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던 그때, 왜 마광수의 책만 문제가 됐던 것일까. 문학계는 그 일에 왜 그렇게 싸늘한 반응을 보이며 냉혹하게 굴었을까. 자신만은 그와 다르다고 외치며 필사적으로 뭉쳤던 이들의 자기기만.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누구였을까.

장석주 시인의 말대로 '한 사회가 예술가에 대한 냉대와 몰이해로 공모'한다면 그 대상이 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이에 희생된 사람이 비단 마광수 작가만이겠는가. 솔직함을 죄로 만드는 세상에서 그는 참 외롭고 괴로웠을 것이다. 이제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빈다.

 

나는 당신의 자살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사회적 타살이란 말은 앙토냉 아르토라는 프랑스 작가가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을 두고 한 말이다. 고흐는 자살했지만 사실은 사회적 타살이란 것이다. 고흐의 자살이나 21세기에 행해진 당신의 자살은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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