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발리에서 한 달 살기
김승지 지음 / 블루무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한 달 동안 발리로 간 엄마와 세 아이의 일상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발리에서 화려한 관광을 하는 대신 소박하게 일상을 살아내며 한 달을 보낸다. 정신없던 한국에서의 일상을 뒤로하고 낯선 곳에서 여유롭게 현지인처럼 살아 본 경험이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발리는 아름다운 자연과 고유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고 서핑, 테마파크 등의 즐길 거리가 많다. 그뿐이랴. 물가가 저렴하고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인 듯하다. 혼자 지낼 곳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어린아이들이 있다면 머물 장소가 안전한지 신경을 안 쓸 수 없는데 비교적 치안 상태가 좋다고 하니 자꾸 관심이 간다.

 

 

이 가족이 온종일 함께 지낸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발리에서 국제 학교를 다니면서 외국 아이들과 어울렸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추억을 쌓았다. 어학공부가 목표가 아니라 다른 환경을 접하게 해 주고자 한 취지에 맞게 낯선 곳에서 다른 활동을 하는 일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반짝거렸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얼마나 좋은 경험이 되었을까.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엄마는 한국에서의 바쁜 일상은 잊어버리고 매력적인 발리를 만끽하며 숨을 돌렸다. 학교가 끝나면 저자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데리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런 부분도 좋았지만 그냥 이곳저곳 걸어 다니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한껏 즐기는 모습이 참 편안해 보였다. '낭만'을 즐기며 아이들에게도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해준 저자는 정말 뿌듯하리라. 어디서든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 아이들과 길을 잃어도 좋은 곳이라는 발리에 아이를 데리고 가보면 어떨까 절로 상상하게 하는 내용이다.

 

 

한 달 동안 다른 지역에서 사는 내용의 책이 많이 나오는 것을 봤는데 이 책은 전부 다 에세이 형식으로 이뤄져 있지 않아 마음에 든다. 단지 휴식을 위해 떠난 것이 아니라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위해 떠났기에 관광지 위주로 소개하는 책과는 거리가 있다. 반은 에세이, 반은 가이드 형식이라 정말 궁금했던 점을 해소할 수 있다. 책에는 한 달 동안 필요한 경비와 일정, 숙소, 생활정보는 물론 국제 학교에 대한 내용도 있어 외국에서 한 달 동안 살아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저자는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자 결심한 '발리 한 달 살기'가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고 조금 불편한 환경을 감수하면서 누렸던 새로움과 낭만을 간접 체험하면서 나름의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발리는 아이들과 길을 잃어도 좋은 곳이었다. 우연이라는 보물들이 많을 것 같은 기대감이 충만한 곳. 그 보물을 찾을 수 있다면 발리는 누구에게나 남들은 만나지 못한 특별한 길이 되어줄 것이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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