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맥주 인문학 - 맥주 한 잔에 담긴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이야기
이강희 지음 / 북카라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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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하지만 맥주를 즐기는 편이다. 마셔봐야 한 잔이지만 남들이 몇 잔씩 마시면서 느끼는 만족감을 그 한 잔에 다 느낄 수 있으니 별로 불만은 없는 편이다. 맥주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은지라 마셔보지 못한 맥주를 하나씩 골라 마시는 것 자체도 좋고 입에 맞는 맥주를 찾았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을 즐기는 시간도 좋다. 맥주에 관심이 있다 보니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보이면 들춰보게 되는데 이 책도 그런 이유로 보게 되었다. 맥주에 푹 빠진 저자가 맥주를 마시면서 알게 된 이야기들을 엮어 놓았는데 맥주를 만드는 방법과 비법, 맥주에 얽힌 역사 등을 다루고 있어 맥주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책 중간 중간에 깨끗한 맥주잔을 판별하는 방법이라든지 배탈 난 발명가가 나사식 병마개를 만든 사례처럼 재미있는 내용도 많아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다. 여러 이야기 중에 미생물학의 기초를 다진 파스퇴르가 맥주 산업에 이바지한 내용이 흥미롭다. 그는 저온살균법을 알아내면서 맥주 산업에 이바지했는데 발효에 대한 오랜 연구 끝에 그 업적을 정리해 '맥주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 파스퇴르가 시간이 지나도 맥주의 맛이 변하지 않는 방법을 알아낸 덕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과학자들은 때로 저 멀리서 실생활에 필요 없는 것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이렇게 확인하게 될 때마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더 재밌게 느껴진다.

맥주는 사계절 내내 마셔도 좋지만 특히 여름에 더 맛있는 것 같다. 더위에 무거워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매년 여름 기온이 오르는 것을 보아하니 내년에도 이와 비슷하거나 더 더울 것 같다. 그러나 축 처져 있는 대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더위를 잊기로 한다. 더위 속에 느낄 수 있는 청량한 느낌은 아무 때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어쩌겠는가. 피할 수 없으면 즐길 수밖에. 그게 더위든 뭐든 간에. 내년 여름에는 더위에 유독 약한 지인에게 맥주에 대해 얕은 지식을 좀 쌓아보라고 부추겨야겠다. 취향에 맞는 맥주를 고르는 시간을 좀 길게 가지다보면 어느새 여름이 끝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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