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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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혼난다’는 개념을 어느 정도 벗어난 나이가 되었습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선생님께 혼나고, 거짓말을 하면 부모님께 혼이 나고, 동네에서 말썽을 피우면 어르신들께 혼이 났던 어린 날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할 일을 하지 않는 것, 말을 바꾸는 것, 수습할 수 없는 사고를 저지르는 것 모두 나의 책임이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어 버림을 느낍니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혼나는 것으로 내게 벌어진 상황들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철없는 밤들이 있습니다.

김남준 목사님의 '게으름 ; 출간 20주년 기념 New Edition’을 읽으며, 오랜만에 혼난다는 기분을 제대로 느꼈습니다. 단단하게 만들어진 양장본의 표지만큼 씨가 있는 이야기로 가득했고,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의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을 때마다 진짜 어른에게 꾸지람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릴 적의 저였다면 억울하고 짜증 났을 테지만, 지금의 나 자신은 이 쓴소리들을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게으르고 나약한 나 자신을 오래간 마주 해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게으름의 시작은 '실망감'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내가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과 함께 게으른 생활을 시작하게 됨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게으름의 민낯을 바라보니 창피할 따름이었습니다.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게으르지 말아야 합니다. 게으름은 마음을 부패하게 만들고 영혼의 생명을 쇠퇴하게 합니다. 거룩한 열정의 씨를 말려 버리고 죄의 정욕으로 가득 차게 만듭니다. "

원했던 목표치에 오르지 못해 좌절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게으름을 정당화한다는 것은 나를 두 번 좌절하고 결국에는 모든 목표에서 패배하게 만드는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잠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한 시간을 훌쩍 떠나보내고 있던 모습,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자기합리화와 자기혐오의 중간 어디쯤 머물며 그에 익숙해진 모습, 피곤했던 날을 지나 보내고 밀린 잠으로 보상받느라 정작 기도하지 못하던 모습까지. 나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을 때, 이 책을 통해 하나둘씩 문제를 들춰나가고 거룩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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