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스토리콜렉터 49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황소연 옮김 / 북로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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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방영된 SBS드라마 <리멤버: 아들의 전쟁>에서 유승호가 맡은 진우가 바로 과잉기억증후군(hyperthymesia)이었던 기억이 난다. 지나가는 모든 장면을 기억해내는 그 능력이 과연 행복할까.

 

이렇게 신기한 과잉기억증후군 주인공을 소재로 다룬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가 소설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 책이 2015년 거둔 성과는 어마무시하다. 2015 아마존 베스트 오브 베스트셀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영국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까지 전 세계 1억 1천만 부 판매가 된 인정받은 베스트셀러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가 출간된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스릴러 작가라는 데이비드 발다치의 책답게 책은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처음엔 주인공이 겪은 고통에 놀라고 이후 중반부터 치고 올라오는 이야기의 힘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마이클 로보텀의 소설 이후에 제법 문학성이 있는 스릴러 소설이 아닌가 싶다.

 

“자살하고 싶습니다. 이게 다예요. 더는 할 말이 없네요.”

 

모든 것을 기억하는 능력을 가진 에이머스 데커는 형사로서 능력을 발휘하지만, 어느 날 그에게 몰아친 사건하나로 그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 능력이 저주가 되어버린다.

 

눈에 익은 발이었다. 오랜 세월 감싸쥐고, 어루만지고, 때로는 입을 맞췄던 발. 길고 홀쭉하지만 그래도 앙증맞고, 두 번째 발가락이 첫째 발가락보다 조금 긴 발. 불룩한 혈관과 발바닥의 굳은살, 붉게 칠한 발톱 모두 그가 아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 발이 지금 매트리스 위로 불거져 나와서는 안 된다. 그건 그녀의 나머지 부분이 바닥에 뒹굴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건…….

그는 침대 가장자리로 다가가 아래를 보았다.

카산드라 데커, 세상 가장 소중한 그의 캐시가 바닥에 누워 위를 응시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7쪽)

 

가족이 무참히 살해당한 장면을 눈에 평생 기억해야하는 남자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는 죽음만을 원하는 남자가 되어버렸고, 그리고 고통스런 삶에 침잠되어버린다. 살인사건이 있은 후 2년 뒤, 삶이 엉망이 되어버린 데커 앞에 세바스찬 레오폴드라는 가족살해범이 나타난다.

 

경찰서에 들어와 자백한 레오폴드는 데커가 세븐일레븐에서 자신을 무시했기 때문에 그의 가족을 죽여버렸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데커에게는 그 기억이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데커가 놓친 진실은 무엇일까.

 

“내가 죽였어요.” 레오폴드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그는 멍하니 데커를 바라보았다. 데커는 놈의 눈에 인정하는 빛이 있는지 살폈다. 만약 정말로 범인이라면 어떡해야 할까? 목이라도 조를까? 몰리가 당했던 대로?

레오폴드는 다시 양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지휘자 같은 손짓이었다. 데커는 잠시 지켜보다가 다시 파고들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57쪽)

 

가족을 모두 죽였다고 자백하는 남자는 무용담 말하듯 데커를 자극하는데, 잔인한데다가 영리하기까지 한 범인을 잡기 위해서 데커는 이제 반대로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범인을 잡기위해 전력을 다한다.

 

에이머스 데커, 강렬하고 독보적인 캐릭터 등장!

 

2m에 가까운 키에 100kg이 넘는 전직 미식축구 선수였던 데커는 실은 매우 예민한 남자다. 매일 가족의 죽음을 인지하고 괴로워하고 범인을 쫓아야하는 이 거대한 남자에게 연민의 감정도 든다. 그리고 옆에서 데커의 예전 파트너인 여형사 랭커스터와 FBI 특수요원인 보거트, 기자 재미슨, 밀러 서장까지 캐릭터들이 모두 생생하게 잘 살아있다.

 

캐릭터가 살아있는 잘 버무려진 비빔밥같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에이머스 데커. 이 강렬하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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