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스터리 스토리콜렉터 39
리 차일드 외 지음, 메리 히긴스 클라크 엮음, 박미영 외 옮김 / 북로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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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추리소설가협회(MWA) 70주년 기념작 리 차일드, 제프리 디버, 토머스 H.쿡외 16인이 쓰고 '서스펜스의 여왕' 메리 히긴스 클라크가 엮다.

 

미국추리소설가협회(MWA) 70주년을 기념해 17개의 단편이 우리 곁을 찾아왔다.

추리소설 종합선물세트 같아 좋아하는 스토리를 골라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전 《뉴욕 미스테리》가 출간되기 한달 전부터 연재를 통해 미리 5편을 만났다.

평일 5회씩 4주동안 만난 5편이 너무 재미있어 《뉴욕 미스테리》가 출간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출간되어 만났다. 고대하고 기다리던 《뉴욕 미스테리》를 말이다~

 

역시 술술 읽히는 것이 가독성이 있었다~호흡이 긴 장편소설도 재미있지만, 단편들만의 장점이 있다. 쑥 치고 들어와 쑥 빠지고 나가는 힘 말이다. 눈에 띄는 저자들도 참여를 많이 해서 "잭 리처 시리즈"로 유명한 리 차일드, <붉은 낙엽>의 토마스 H. 쿡과 <본 콜렉터>로 유명한 제프리 디버 등이 눈에 띈다.

 

미국추리소설가협회(MWA) 70주년을 기념했기 때문에 가능한 멤버구성이 아닌가 싶었다. 다시 만나기 힘든 클라스들이 만나 뉴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범죄들을 주제로 단편들을 만들어냈다.

 

 

목차를 살펴보면 흥미진진한 17편의 그려진 배경, 지은이, 제목과 간단한 소개가 이어져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분은 뭘 먼저 볼 것인가.

 

 

1화 플랫아이언 빌딩 /리 차일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2화 센트럴 파크 /줄리 하이지 「이상한 나라의 그녀」

3화 어퍼 웨스트 사이드 /낸시 피커드 「진실을 말할 것」

4화 헬스 키친 /토머스 H. 쿡 「지옥으로 돌아온 소녀」

5화 차이나타운 /S. J. 로전 「친용윤 여사의 아들 중매」

6화 유니언 스퀘어 /메리 히긴스 클라크 「5달러짜리 드레스」

7화 할렘 /퍼샤 워커 「디지와 길레스피」

8화 그리니치 빌리지 /제프리 디버 「블리커 가의 베이커」

9화 타임스 스퀘어 /브렌던 뒤부아 「종전 다음날」

10화 첼시 /벤 윈터스 「함정이다!」

11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존 L. 브린 「브로드웨이 처형인」

12화 월 스트리트 /앤절라 지먼 「월 스트리트의 기적」

13화 어퍼 이스트 사이드 /마거릿 메이런 「빨간머리 의붓딸」

14화 리틀 이탈리아 /T. 제퍼슨 파커 「내가 마이키를 죽인 이유」

15화 허드슨 강 /저스틴 스콧 「더할 나위 없는」

16화 알파벳 시티 /N. J. 에이어스 「가짜 코를 단 남자」

17화 서턴 플레이스 /주디스 켈먼 「서턴 플레이스 실종 사건」

 

우선 기억에 남는 몇 개의 단편만 언급하고자 한다. 그래야 다른 단편도 기대될테니 말이다.

 

센트럴 파크 / 줄리 하이지 「이상한 나라의 그녀」

앨리스 동상 앞에서 그녀와 그가 만난 뒤, 센트럴 파크는 이상한 나라로 변한다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줄리 하이지의 <이상한 나라의 그녀>가 인상적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그녀」의 줄거를 대략 살펴보면, 센트럴파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상 앞에서 책을 읽던 제인에게 마크가 다가와 말을 걸고, 그러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우선 자꾸 말을 거는 마크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그는 무슨 꿍꿍이가 있길래 그녀 곁에 와서 계속 이야기를 시도하고 이름을 알아내려고 하는걸까. 이름을 알아내는 순간 마크가 시계를 든 토끼처럼 그녀를 데려가려는걸까? 샤이닝걸스의 살인마처럼 빛나는 소녀들을 죽이고 전리품을 가져가려는 걸까? 저 포대안에 도대체가 뭐가 든걸까?

 

단지 집요한 질문을 계속 퍼부어대는 마크라는 인물 때문에 해리가 샐리와 만나던 로맨틱한 센트럴파크가, 범죄의 현장으로 바뀌고 나니 뉴욕의 어두운 면을 눈으로 직접 맞닥뜨리는 느낌이 들어 섬찟해졌다. 공원에서 실제로 많이 일어나는 인종차별적인 묻지마 살인 같은 실화 때문인지 이 이야기를 읽고 공원을 가기 꺼려졌다. 특히 혼자는 더욱 못갈 거 같다.

마크가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자 제인이 술술 말하기 시작하고 불안해졌다. 게다가 1년전 죽은 여인이 제인의 애인이었다니, 레즈비언인건가. 왜 하필 체셔고양이를 들먹거릴까. 센트럴파크에서 두번째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오늘이 바로 제인애인의 기일이고 그날 마침 찾아온 살인범 마크가 제인을 발견한게 아닐까.ㅠㅠ혹시 이상한나라의앨리스책이 애인의 것이 아닐까.

 

이렇게 줄리 하이지는 단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제목을 통해 계속 동화와 실제 사건을 연관하게 만드는 트릭을 심어놓는다. 나도 모르게 계속 추리를 하게 만드는 것을 보면 그녀는 분명 멋진 스릴러 작가임에 틀림없다. 뒷 이야기는 그냥 여러분이 추리하시길 바란다. 난 틀렸기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였다.

 

어퍼 웨스트 사이드 / 낸시 피커드 「진실을 말할 것」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프리실라의 버킷리스트에서 시작된 기묘한 소동

 

이 단편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프리실라는 의사로부터 버킷리스트를 써보라는 제안을 받고 3일 뒤, 웃음 많고 선했던 프리실라는 살해당한다. 아. 25살의 프리실라. 그 젊은 나이에 시한부라니 안타까웠다. 버킷리스트에 적은 진실을 말할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는 나흘 후에 왜 죽어야만 했을까.

 

왜 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에 냉담한걸까. 프리실라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의사 샘이 밝힐 수 있을까. 결국 이야기가 끝나고 범인이 밝혀지기 전에 난 또 허탕치고 말았다. 아..내가 예상한 범인이 아니길 바랬나보다. 거기에 집중했기에 아주 찾기쉬운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다니..짧아도 나름 재미있었다.

 

할렘 / 퍼샤 워커 「디지와 길레스피」

이웃 간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된 두 고양이와 두 사람의 죽음

 

퍼샤 워커의 <디지와 길레스피>는 1932년 할렘가에 살고 있는 주인공 딸은 아흔 살의 엄마와 둘이서 쥐가 너무 많은 끔찍한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아랫층에 이사온 밀포드의 공사로 시작된 갈등이 고양이 디지와 길레스피가 오면서 더 증폭되다가 결국 두 마리의 고양이, 두 사람이 죽고 말았다. 죽음의 진실은 무엇일까. 누가 고양이를 헤친거고 누가 두 사람을 헤친걸까.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었던 층간소음갈등으로 빚어진 칼부림사건이 기억이 났다. 나의 공간에 피해를 끼친 이웃이 결국은 서로 소통을 하지 못하고 피를 부르는 폭력으로 얼룩지고 말았듯이 80여년 전 그 때에도 이런 일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할렘이라는 동네에서 흑인과 백인 사이에 일어난 사건일 경우엔 더 억측이 많아지고 오해가 쌓이기 마련이다.

 

결말을 보고나니 명확하게 밝혀진 진실이 때론 그대로 묻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조금씩만 배려했다면, 서로의 불편함을 이해해주고 서로 노력했다면 두 고양이와 두 사람의 죽음도 없었겠단 생각도 들어 씁쓸해졌던 이야기였다.

 

 

타임스 스퀘어 / 브렌던 뒤부아 「종전 다음날」

뉴욕에서는 환경미화원마저 조심해야 한다

 

뉴욕에서 환경미화원마저 조심하라니 무슨 말일까 싶었다. 종전 다음날 대청소를 시작하는 리언이 전쟁때문인지 불안해보이긴 했지만, 그가 괴로워하는 이유를 처음엔 몰랐었다. 이젠 쉬어야한다고 전화하는 여동생의 전화에도 굿굿하던 그가 그렇게 버티는 데는 이유가 있는 줄 몰랐다. 리언이 청소부와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그가 쓰레기수레를 볼 때에도 놀라는 이유가 있었음을 몰랐다. 은퇴한 연쇄살인범인가. 살인할 대상을 물색중인가.

 

다양한 추측을 계속하게 만들던 <종전 다음날>은 전쟁이 주는 슬픈 무게감에 가족을 전쟁으로 잃은 남은 가족들의 고통에 맞추어져 있었다. 단편이지만 결코 짧지만은 않은 이 이야기를 브렌던 뒤부아는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마무리를 하였다. 그건 전쟁 때문에 생긴 범죄였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전쟁 때문이다. 환경미화원이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뉴욕을 사랑하는 17가지 미스터리한 방법 《뉴욕 미스테리》를 읽다보면 뉴욕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에 몰입하게 된다. 실제 뉴욕거주자들이나 뉴욕에 자주 갔던 독자들이라면 더 재미있었을 거 같았다. 이 곳에서 언급된 장소에 실제로 가서 이 책을 다시 펼쳐서 읽고 싶어질 것 같다. 그만큼 유명한 곳들에 얽힌 스릴러 소설들이라 관광객이 피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피 튀기는 잔인한 범죄스릴러 소설을 원한다면 이 책은 덮어도 좋으리라. 다만 뉴욕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오마주같은 소설을 원한다면, 뉴욕에서 있었던 시대적 상황을 스릴러소설에 애정으로 담아낸 17인의 저자들의 노력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마음에 들 것이다.

 

 

당신이 좋아할 스토리는 어떤 이야기일지 읽고나면 나에게도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나는 뉴욕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며 기다려볼 것이다. 당신의 감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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