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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영어 공부를 안 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저 역시 학창 시절부터 대학교까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했고 편입을 준비하면서 토플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게다가 캐나다로 1년 동안 어학연수까지 다녀왔어요. 그렇게 오랜 시간 영어에 투자했으니 이제는 영어를 자유롭게 듣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달랐어요.
문법 문제를 풀거나 독해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정작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영어는 잘 들리지 않았어요. 스피킹도 마찬가지였어요. 머릿속에는 단어와 문법이 가득한데 막상 입 밖으로 영어가 나오지 않았어요. 그렇게 영어는 평생 공부했지만 늘 아쉬움이 남는 과목이 되었어요.

저는 현재 45세로 초등학생 두 딸을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집에서도 영어 교재를 활용하며 공부를 시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 역시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영어 학습법에 대한 책도 종종 찾아보곤 하는데 이번에 모티브 출판사의 영어 귀 뚫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책 제목보다 표지에 적힌 문구가 더 눈에 들어왔어요.
"45세, 공부를 멈추고 비로소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구. "넷플릭스 자막을 끄는 순간 당신의 진짜 영어가 시작됩니다." 이 두 문장을 보는 순간 마치 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역시 수십 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지만 영어가 들리지 않는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책은 다른 영어 학습서와 무엇이 다를지 궁금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공부하지 말고 그냥 켜놓기만 하라"는 내용이었어요. 처음에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우리는 늘 영어는 열심히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단어를 암기해야 한다고 배워왔잖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영어를 공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노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처럼 영어도 많이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책을 읽고 난 후 저도 바로 실천해 보기 시작했어요. 몇 일 전부터 넷플릭스에서 미국 드라마를 틀어놓고 자막을 모두 없앤 채 듣고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하나도 들리지 않았어요.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자막이 있을 때는 듣는 것보다 눈으로 읽는 데 더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저는 영어를 듣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영어를 읽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자막을 끄고 나니 어쩔 수 없이 소리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단어 하나하나를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말의 높낮이와 억양, 반복되는 표현들이 조금씩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물론 아직도 대부분은 잘 들리지 않아요. 하지만 예전처럼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아요. 그동안은 영어를 공부하면서 늘 성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오늘 공부하면 내일은 더 잘해야 하고, 단어를 외우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부담을 내려놓게 해주었어요. 당장 알아듣지 못해도 괜찮고, 1년이 걸려도 괜찮고, 답답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특히 영어를 오래 공부했지만 여전히 리스닝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영어를 공부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 역시 앞으로 1년 동안 이 책에서 알려준 방법대로 꾸준히 실천해보려고 해요.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자막을 끄고 알아듣지 못해도 계속 들어보려고 해요. 영어를 공부한다기보다 영어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오랜 시간 영어를 공부했지만 늘 제자리걸음 같았던 저에게 영어 귀 뚫기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준 책이었어요.
영어를 잘하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많이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책이었어요.
1년 후에는 지금과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저도 궁금해요.
그때 다시 이 글을 읽으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기록해보고 싶어요.
영어 때문에 늘 고민이 많았던 분들이라면, 그리고 저처럼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지만 여전히 영어가 들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저는 오늘도 넷플릭스 자막을 끄고 영어를 듣고 있어요. 비록 아직은 잘 들리지 않지만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영어가 들리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으며 꾸준히 따라가 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