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4 - 고려시대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4
이은홍 글, 이두호 그림, 이근호 감수 / 월드김영사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두호의 만화 한국사 수업 ④고려시대
글쓴이 : 이은홍/펴낸곳 : 월드김영사


‘코리아’라는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고려! 우리나라를 ‘Korea’ 혹은 ‘Corea’라고 하는데, 그 말은 고려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라비아 상인들이 고려를 ‘코리아’라고 불렀던 것에서 생겨난 것인데, 이것이 유럽에 전해지면서 세계인들에게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야말로 고려는 국제적인 국가였던 것이다. 또한 고려는 지금보다 1000년 이상 앞서서 다문화사회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고려에는 많은 귀화인들이 있었다. 귀화란 다른 나라로 가서 그곳의 국민이 되는 것을 말한다. 고려의 입장에서 보면 고려 사람이 아닌 외국 사람이 고려의 국민이 되는 것이다.


고려시대 귀화인으로는 베트남 계열의 화산 이 씨를 비롯해 중국계로 충주 매 씨와 남양 제갈 씨, 여진계로는 청해 이 씨, 위구르계로는 경주 설 씨, 회회계로는 덕수 장 씨 등이 있었다. 고려에서는 귀화인들에게 주택과 토지를 지급했을 뿐 아니라 당장 생활할 수 있게 옷이나 쌀 등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들을 포섭하려고 했다. 이 같은 모습은 고려인들의 지혜로움 덕분이었다. 즉, 여러 차례 침략을 경험한 고려였지만 약 500년 왕조를 지속시키면서 다양한 귀화인들을 포섭하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면서 이를 발전적으로 승화시켰던 고려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송나라의 청자에서 고려인들은 고려청자를 만들었고, 송나라와 거란의 대장경을 받아들여 고려인들은 고려대장경을 만들었다.


[몽고풍과 고려양이 무얼까]
고려는 1231년부터 여러 차례 몽골의 침입을 받는다. 끈질기게 항쟁을 이어갔지만 1270년 결국 원나라(몽골족)에 공식적으로 복속하게 된다. 이후 고려는 원나라의 정치적 간섭을 받게 되는데, 특히 고려와 원나라 왕실 사이에 혼인이 이루어졌고 그 외의 많은 사람들이 오가게 되었다. 두 나라의 풍속이 서로 전해졌고, 더불어 물품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렇게 원나라의 간섭을 받던 시기에 고려에서 유행했던 몽골의 풍속을 가리켜 몽고풍이라고 한다.


몽고풍의 대표적인 것이 변발과 호복이다. 몽골의 일부 언어와 풍속은 여전히 전해지는 것도 있다. ‘장사치’나 ‘벼슬아치’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치’, 임금의 밥상을 가리키는 ‘수라’라는 말은 몽골어에서 나온 것이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만두, 설렁탕, 소주’등의 음식이나 ‘두루마기, 저고리’ 같은 의복도 몽골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 설렁탕 : 몽골의 음식 중 양고기를 삶아 먹는 슐루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 족두리 : 몽골 여인들이 외출할 때 쓰는 ‘고고’라는 모자에서 유래했다.
- 고기소를 넣은 만두 : 불교를 숭상했던 고려는 육식을 꺼렸는데, 고기소를 넣은 만두가 몽골로부터 들어왔다.
- 철릭 : 몽골식 복장을 호복이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철릭이다. 철릭은 웃옷과 아랫도리를 이어 붙이고 소매가 헐렁하며 아랫도리는 주름이 많이 잡혀 활동하기에 편리하다. 두루마기가 철릭으로부터 유래했다.


원나라와 고려 사이에 사람들이 왕래하고 물품 등이 교류되면서 고려의 풍습 또한 원나라에 전해져 유행했는데, 이것을 고려양이라고 한다. 고려의 옷, 신발, 모자 같은 복식문화나 어갱(생선국), 계육(닭고기), 인삼주 같은 음식문화 등이 있다. 충렬왕 이후의 왕들은 왕세자 때 원나라 공주와 혼인하여 원나라에 머물렀는데, 이때 고려 세자궁의 생활양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 책은 한 시대의 이야기를 설명형으로 늘어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듯 만들어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같은 역사책인데도 유독 지루한 책이 있다. 어려운 용어를 풀어쓰지도 않고 그대로 책에 실어 흐름을 깨기도 한다. 그런 책들은 가뜩이나 역사에 흥미 없던 사람들이 읽게 되면 더욱 역사에 대한 흥미를 깨게 만들어 버린다. 우리 역사에 대해서 바로 알자면서도 이해하기 쉽도록 읽는 사람 눈높이에서 나온 책들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장대한 설명 대신 옛날이야기를 풀어놓듯 정리되어 있다. 또한 사실적인 만화가 그 시대의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까지도 묘사해 더욱 실감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 시대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써서 온가족이 읽어도 무리 없을 듯하다. 머털이가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이두호 선생님의 대표적인 캐릭터라고 한다. 부모님 세대는 다 아신다는 ‘머털이, 누덕 도사, 누룩 거사, 왕질악 도사, 또매, 방실이’가 등장해 역사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그렇게 귀여운 캐릭터 머털이가 소개하는 대로 따라가니 이야기 한 편이 금세 끝났다. 설명형 책 같았으면 읽는데 며칠은 걸렸을 텐데 이 책은 30분만에 다 읽었다. 그 동안 읽었던 어떤 역사책보다도 이 책이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일단 지루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역시 어려운 이야기일수록 만화가 가장 설득력 있는 듯하다. 어려운 우리 역사를 만화로 만들어내니 훨씬 이해하기 쉽게 전달이 되었다.


역사책 하면 관련 사진이나 자료들을 길게 서술하기 마련이어서 아무리 책 읽기를 즐겨하고 역사에 관심이 많아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설명형 책은 읽다 지치는 경우도 있고, 지루한 설명에 훑어보는 식으로 책 읽기를 마무리하는 경우도 많아서 읽고 나면 오히려 정리가 아닌 더 혼돈만 일으키는 경우도 있었다. 그 시대에 일어난 사건만 정리해 놓지 않고 이렇듯 상식적인 면까지도 세밀하게 정리되어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적인 만화 구성에 부족한 건 설명을 따로 해 놓아서 한 시대를 익히고 이해하는데 지루함이 없었다. 구차한 설명 대신 할아버지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듯 그 시대를 재미있게 풀어 정리한 게 마음에 든다. 흥미로운 만화와 성의 있는 말풍선, 그리고 좀 더 깊이 있게 다룬 설명은 이 책의 모든 시리즈를 다 읽는다면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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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학년을 위한 독서 습관 행복한 1학년을 위한 학교생활동화 15
송윤섭 지음, 심윤정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책제목 : 일학년을 위한 독서습관
글쓴이 : 송윤섭/펴낸곳 : 주니어김영사


이 책을 읽는 순간 평소 책읽기를 싫어하던 친구들이 독서 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동화로 만들어진 책 내용은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일학년 친구들에게 즐거운 독서습관이 길러지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서 좋았다. 책에서 알려준 것처럼 좋아하는 책부터 찾아서 읽다보면 손에서 책이 떠나지 않을 듯하다. 주인공 토리를 통해서 책읽기를 싫어하던 어린이도 책읽기를 즐기면 누구라도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들은 토리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에 대한 호기심도 생길 듯하다.


일학년에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권장해준 150권의 책을 읽고 독서록을 숙제처럼 쓰던 기억이 났다. 4교시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학교 도서실에서 몇 권씩 책을 읽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또 몇 권을 빌려와 책을 읽었다. 덕분에 다독 왕과 열람 왕을 시상했고, 독서퀴즈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매년 새 학년을 시작할 때면 학교에선 권장도서목록이 나온다. 먼저 권장도서부터 읽고, 틈틈이 다방면의 좋은 책들을 골라 읽었다. 그래서일까. 지금껏 책 읽는 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하교시간이 늦어지고 집에서도 해야 할 과제나 공부가 많지만 잠자기 전 30분이라도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그 시간은 온가족이 책을 읽는다.


일학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독서록을 더 즐겁게 쓸 것 같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일학년들이 토리처럼 책읽기를 좋아하도록 부모님, 선생님들이 요정 부키의 역할을 대신해주면 좋을 것 같다. 글자보다 그림이 더 많은 이 책을 읽으면서 모처럼 눈에 즐거운 휴식을 주었다. 가끔 이런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 책은 아이들이 책읽기를 즐겁게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읽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게 만들어 준다. 물론 거기엔 책의 요정 부키의 활약상이 가장 컸지만.


토리가 독서 왕이 되기까지 도와준 사람들이라면 먼저 매주 독서퀴즈대회를 열어서 아이들의 책 읽는 습관을 길들여준 선생님이 있었다. 토리는 독서퀴즈대회보다는 상품으로 걸린 게임 캐릭터가 그려진 필통에 더 관심이 갔지만.


그래도 그 작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된 책읽기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토리를 독서 왕으로 만들고 말았다. 처음엔 부키가 귓속에서 속삭이며 답을 알려줘 독서퀴즈 왕이 되지만 그 소원은 세 번이면 끝이 났다. 불안해진 토리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마지막 소원을 진짜 독서퀴즈 왕이 되게 해달라며 빈다. 그리고 그때부터 토리의 왼손에 책이 한 권 붙어 다니게 된다.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다 읽기 전까지는 떼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닌다고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칭찬을 받는다. 그리고 또 그 덕분에 책을 읽게 된다. 친구들이 자꾸만 책의 내용을 물어봤으니까.


이때까지만 해도 토리는 억지로 책을 읽었다. 하지만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이 되고 싶지 않아 진심으로 책을 읽게 된다. 그리고 독서퀴즈대회에서도 자신의 실력으로 시험을 봐 두 문제밖에 틀리지 않게 된다. 게임보다 책을 더 좋아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며 본인 스스로도 뿌듯해 한다. 토리는 진짜로 책 읽는 게 재미있어졌다. 부키의 마법에 의한 게 아닌 이젠 마음에서 우러나 책을 손에 들고 다니며 틈날 때마다 읽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독서퀴즈 왕을 차지한다. 토리는 부키의 목에 우승 메달을 걸어주며 함께 기뻐한다. 이제 토리는 부키가 없어도 언제나 독서 왕이다.


책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동글동글한 얼굴에 착해 보이는 동그란 눈들을 가지고 있다. 그 모습들이 꼭 귀여운 일학년 친구들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오랜만에 그림 많은 동화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 일학년이 된 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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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위글 아줌마의 말썽쟁이 길들이기 4 - 골칫거리 거짓말 대왕 피글위글 아줌마의 말썽쟁이 길들이기 4
베티 맥도날드 지음, 문지영 옮김, 원혜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책제목 : 피글위글 아줌마의 말썽쟁이 길들이기 ④골칫거리 거짓말 대왕
지은이 : 베티 맥도날드 / 펴낸곳 : 주니어김영사


이 책은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잔소리나 벌을 주지 않고도 지혜롭게 고쳐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물론 피글위글 아주머니처럼 우린 신기하고도 기발한 마법을 사용해 나쁜 버릇들을 고쳐줄 순 없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지혜로운 생각이나 방법은 따라할 수 있다.


자상하고 넉넉한 미소, 거기에 친절하게 건네는 인사와 차분함, 관심과 사랑은 아무리 나쁜 습관이 몸에 밴 아이들이라고 해도 그 인자함에 고쳐질 듯하다. 이 점이 책을 읽는 우리들이 배울 점이며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피글위글 아주머니를 만나면 부모도 감당 못할 정도로 나쁜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라도 그 버릇이 고쳐진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마법가루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으로 만들어가는 동화라 해도 마법가루 대신 현실에서 응용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을 제시해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이고 부모님은 자녀의 그런 나쁜 습관들 때문에 고민하고 고쳐주기 위한 방법들을 찾고 있다. 일단 문제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면서 동화 같은 마법으로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무척이나 재미있다. 언제나 피글위글 아주머니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며 읽게 된다. 못 말리는 개구쟁이, 말썽쟁이들을 마법가루를 사용해 바르고 정직한 아이들로 만들어 버리니 말이다. 그 방법이 독특해서 웃음이 난다. 영화 엠마 톰슨의 <내니 맥피>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 영화 속에도 못 말리는 개구쟁이들이 등장하는데, 내니 맥피가 해결해 준다. 평범한 유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놀라운 마법사인 내니 맥피가 지팡이만 한 번 내리치면 다투던 아이들은 싸움을 멈추고, 사촌과 침대를 나눠 쓰지 않으려는 아이도 코끼리와 한 침대에서 자게 된다. 아이들이 착해질 때마다 못 생긴 얼굴에 있는 털 달린 점이나 매부리코 등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흉측한 모습의 마법사 내니 맥피는 평범하면서도 인자한 모습의 아주머니로 돌아와 떠나게 된다. 그리고 못 말리는 개구쟁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나타나 도움을 준다.


내니 맥피는 마법의 지팡이를 사용하고, 피글위글 아주머니는 마법가루를 사용해 아이들의 나쁜 버릇을 고쳐준다. 방법만 다를 뿐 둘 다 나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노력하는 건 같다.


나는 어떤 나쁜 버릇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피글위글 아주머니라면, 어떤 기발하고도 재미있는 방법으로 고쳐주실까 연구하면서 말이다.

 

긴장하면 표정이 어두워진다든지, 부모님께 말대꾸하는 것, 편식하기’


피글위글 아주머니가 되어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엉뚱하게 생각해 보았다. 우선 긴장하면 표정이 어두워지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정들이 나타나 간지럼을 태우거나 웃긴 모습으로 분장을 하고 나타나 웃게 만든다. 부모님께 말대꾸를 할 때는 목소리가 안 나오게 한다. 편식하면, 좋아하는 음식까지도 쓴 맛이 나서 못 먹게 만들어 버린다.


마법의 도움을 받던 현실적인 다른 방법을 찾든 나쁜 버릇들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 살 버릇 여든간다’는 속담처럼 그래서 이 책은 더 늦기 전에 나쁜 버릇을 스스로 고쳐나가도록 깨우쳐주고 있다.


초등학생 저학년 수준에선 이 책만큼 재미있는 책도 없을 듯하다. 이 나이 때 마법의 힘을 빌려서 고자질할 때마다 입속에서 꼬리가 달린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와 머리 위에 구름이 되어 둥둥 떠다니다가 거짓말을 안 하면 사라진다거나 하는 기발한 상상은 책의 내용을 더 즐겁게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상상력을 키우기도 한다. 물론 고학년이 읽으면 유치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동화이기 때문에 학년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동화는 우리들 마음을 순수하게 바꿔놓고 상상을 많이 하게 만들기 때문에 더 추천하고 싶다.


그런 재미있는 상상력을 동원해 나쁜 버릇을 고치는 걸 보면서 동화 속으로 푹 빠져들어 갔다. 그러면서 나의 나쁜 버릇들이 책 속의 아이들처럼 나쁜 버릇들이 나올 때마다 귀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깨우쳐 준다든지, 먹구름이 따라오면서 알려주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 반 기대 반도 해보면서 웃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진짜 재미있을 듯했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나쁜 습관도 동화처럼 예쁘게 고쳐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저런 버릇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깨우치면서 스스로 고쳐나갔으면 좋겠다. 이 책은 시리즈로 출판되고 있는데, 다음 이야기에선 어떤 기발한 방법으로 나쁜 버릇을 고쳐나갈지 피글위글 아주머니의 활약상이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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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이이화의 인물 한국사 4 -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운동가와 개화기 지식인들 이이화의 인물 한국사 4
이이화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책제목 : 이이화의 인물 한국사 4.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운동가와 개화기 지식인들
지은이 : 이이화 / 펴낸곳 : 주니어김영사


이 책 한 권으로 나라를 빛내고 역사를 있게 한 많은 훌륭한 인물들을 만났다. 책은 인물 한국사답게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운동가와 개화기 지식인들이 총 3부로 나뉘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인물에 대해 태생부터 죽기 전까지의 업적에 대해 상세한 설명과 사진첨부가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책을 넘어 사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인물에 대해서 적당히 줄거리만 늘어놓던 기존의 책들과 달리 이 책은 당시 인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나 자료를 꼼꼼하게 찾아 인터뷰한 내용 등을 첨부해 신빙성을 더한 것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책을 덮은 후에도 어느 인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이 책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는 게 더욱 마음에 든다.


책은 1부 동학 지도자, 2부 개화기 지식인, 3부 독립 운동가로 만날 수 있다. 동학 지도자로 소개된 인물들은 ‘송대화, 김개남, 최달곤, 김학진, 홍낙관, 전봉준’이며 개화기 지식인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로는 ’김옥균, 황현, 최익현, 유길준, 박은식, 장지연, 주시경, 신채호, 김윤식, 김홍집, 민영준, 이완용, 박영효, 서재필‘이고 독립 운동가로 소개된 인물들은 ‘안중근, 홍범도, 신돌석, 김좌진, 이상재, 장지필, 방정환, 이회영, 김구, 김창숙, 여운형’이다.


아쉬운 점은 인물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은 좋으나 어려운 한자나 용어사용 등이 많아서 인물에 대해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물론 독자대상이 청소년이긴 해도 인물마다 주요업적이나 어려운 용어 등은 따로 설명을 해놓은 페이지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독립운동가로 알고 있던 ‘서재필’에 대해서도 오해와 진실을 깨닫게 하는 등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서재필, 과연 진정한 독립 운동가인가? 로 시작한 본문은 마치 열렬한 독립 운동가인 양 이미지가 조작된 대표적인 인물이 그라고 한다. 그의 행적을 돌아보면 역사인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고 지은이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그 동안 알고 있던 서재필은 대개 열렬한 개화파 민족주의자로 젊은 나이에 갑신정변을 주도했고, 이어 사대모화의 상징인 영은문 자리에 독립문을 세웠으며 <독립신문>을 간행했다가 수구파의 미움을 받아 미국으로 쫓겨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뒤 미국으로 건너가 의사로서 생업을 꾸리면서 열렬한 독립운동을 벌이다가 파산하여 어려운 생활을 꾸렸고, 해방 뒤 귀국했다가 이승만의 견제로 다시 실의 속에서 미국으로 돌아가 죽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말 그랬을까?


그는 스무 살이라는 최연소 나이로 과거에 합격하고, 이듬해 일본의 하사관학교에 유학해 일본어를 배우고 돌아왔을 때 조정의 촉망을 받았다. 개화파였던 그는 김옥균, 서광범, 박영효, 홍영식 등과 함께 갑신정변을 일으킨다. 하지만 갑신정변의 실패로 그의 가족은 음독자살하는 비극을 연출했고, 박영효 등과 일본으로 망명한다. 약 5개월 후 혼자 미국으로 건너간 서재필은 미국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의학공부를 해 면허를 취득하고 인턴 생활을 한다.


1890년 미국으로 귀화하여 ‘필립 제이슨’이 되었고, 박물관에서 동양서적의 번역 일을 맡아보며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는 미국 여인 ‘뮤리엘 암스트롱’과 결혼 후 병원을 개업하나 백인의 인종차별로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들었다고 한다.


1894년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났을 때에 일본은 경복궁 쿠데타를 일으켜 친일 개화정권을 수립했다. 그리하여 박영효를 다시 불러들였다. 박영효는 일본의 힘을 배경으로 권력을 잡아나갔는데, 이때 옛 동료 서재필을 국내로 불러들였다. 그는 고국을 떠나 망명한 지 11년 만에 미국 국적을 갖고 필립 제이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돌아왔다. 고국에서 중추원고문이 되어 막대한 월급을 받으며 미국인 행세를 했다. 특히 그는 ‘서재필’로 행세하지 않았고 ‘제손 박사’로 기명하며 미국인의 풍습을 강조하면서 생활도 미국인처럼 했다고 한다.


미국의 신문물을 익혀 온 그는 조선에도 신문을 발행하여 자기들의 뜻을 펴는 언론 매체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독립신문>발간하는 일을 맡았다. 그는 이를 개인 소유로 등록했고 주택구입비도 받고 월급도 후하게 받았다. 그는 신문을 발행하면서 어느 고관보다도 윤택한 생활을 누렸다. 또한 신문을 발행하면서 자신이 논설을 자주 썼는데 위장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말을 거의 잊어버려서 영어로 쓰고 이를 번역해 게재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벌인 그의 업적 중에 독립협회의 결성과 독립문의 건립이 두드러진다. 그는 독립협회를 결성하여 정부정책의 시비를 가리고 민중이 참여한 개혁운동을 펼치는 기관으로 삼으려 했다. 그리고 1897년 독립문을 완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자서전에서 ‘나는 돌아오는 길로 영은문을 헐고 독립문을 세웠다’고 했으며, 또 독립문을 세울 적에 그 비용을 모두 자신이 냈다고 쓰고 있다. 이 기록에 따라 그 뒤의 국내 역사기록 대부분은 이를 믿고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독립의지가 강한 인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기록은 모두 틀렸을 뿐만 아니라 자기 과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첫째로, 영은문은 청일전쟁 당시 일본군에 의해 일부 헐려 있었다. 영은문은 명나라 때부터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사대모화의 상징물이었다. 그런 탓으로 일본은 ‘조선이 청나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구실을 붙여 청나라의 입김을 배제하고 조선을 마음대로 요리하려는 책동의 하나로 영은문을 파괴했던 것이다. 서재필은 귀국한 뒤 서대문 언저리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 집 바로 뒤에 영은문이 있었는데 아침저녁으로 이 문을 바라보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자리에 프랑스의 개선문 같은 조선 독립의 상징물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하여 독립문을 세우려는 운동이 독립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벌어졌다.


구한말의 황실과 각계각층에서 돈을 거두어 그 경비를 충당했다. <독립신문>에도 그 모금명단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 그가 이 경비를 모두 냈다는 기록은 당시 열화 같은 건립 참여의 학생, 관료, 시민의 의지를 모두 자신의 공으로 돌린 것이 된다.


<한국인명대사전>에는 이 대목에 대해 그가 1897년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웠으나 수구파와 일부 외국인의 책동으로 출국이 강요되어 미국으로 되돌아갔다고 쓰고 있다. 또 다른 곳에 관한 글이나 심지어 교과서에조차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아무튼 독립문은 자금이 모자라 개선문의 규모로 짓지 못했다. 설계도는 스위스 사람, 공사는 교회를 지은 경험이 있는 목수를 동원했으나 개선문과 같이 대리석을 쓰지도 못했고 규모도 축소했다. 그런데 여기의 독립은 청나라의 간섭을 배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일본으로부터 독립하겠다는 후기의 독립의 의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한다.


한편 그는 미국의 정책을 옹호했을 뿐만 아니라, 중추원의 고문직에서 사임이 강요되자 10년 계약의 남은 기간의 월급을 모두 지불한다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리하여 계약의 남은 기간인 7년 10개월분의 봉급과 미국으로 돌아갈 여비까지 챙겨 받아냈다. 대한제국의 재정형편이 말이 아니었는데 그는 미국식 계약과 미국의 힘을 내세워 이를 몽땅 받아낸 것이다.


조선을 남의 나라, 미국이 자기 나라라는 말투로 “귀국 정부가 나를 필요 없다고 하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미국이 아시아에 식민지를 갖는 것을 열렬히 환영한다고도 주장했고, 3・1운동 직후 한인연합대회를 가질 때에 애국가가 아닌 미국 국가를 부르게 했다 한다. 그는 이처럼 완전히 미국인으로 살면서 우리나라에서 챙겨간 돈으로 사업을 벌이며 잘 살았다. 그는 의사개업에서 재미를 못보고 다른 사업을 벌였다. 미국에서 미국 여인과 함께 살면서 독립운동에 나서지도 않았다.


그가 다시 고국에 돌아온 것은 1947년이다. 미군정에서 그를 정문관으로 초청했던 것이다. 철저한 친미파인 그를 미군정에서는 활용할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별 역할도 못하다가 1년 만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는 당시 우리글과 우리말이 아주 서툴러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했다 한다.


그는 우리나라가 식민지 상황을 겪을 때에 미국에서 편안히 살았다. 친미파로서 이름을 바꾸고 미국 시민권을 얻고 미국인 행세를 했다. 더욱이 그는 모든 조선 사람의 생활풍습이나 가치관도 미국식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민족혼이나 민족전통을 부정했던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밝히며 어려운 대한제국을 상대로 온갖 이익을 모두 챙겨갔다. 그리고 모든 일을 벌일 때 적당히 끼어들었다가 정세가 여의치 않으면 물러나서는 모든 지원과 경비가 자신의 주선으로 이루어졌다고 둘러댄 것이다.


그러면 이런 그가 왜 우리 역사에서 부각되었는가? 무엇보다도 미군정 당국이나 친미파들이 그를 대단한 독립운동가로 이미지 조작을 한 것이다. 그리고 또 그가 언론인이었던 탓으로 언론계에서 지나치게 그의 활동을 떠벌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탓으로 지금도 그의 고향 전남 보성에는 기념관이 설립되어 있고 동상도 세워져 있다. 더욱이 교과서 같은 데에서 그의 활동을 지나치게 기술한 탓으로 대중들의 머릿속에는 그가 대단한 독립운동가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바른 역사를 위해 진실의 토대 위에서 역사인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그 동안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던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많은 역사책 등에서 인물들의 업적에 대해 간결하게 요점정리 하듯 서술이 되어있어서 아쉬움이 남았었다. 역사 속 이야기에서 인물들은 이야기 흐름에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인물에 대해서 집중 탐구한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다. 인물에 대해서 모을 수 있는 자료들은 빠짐없이 모아서 집필한 흔적이나 정성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긴 듯 상세하다. 그리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역사 속 인물에 대한 해석도 분명하게 해놓아서 우리들이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할 듯해 마음에 든다.


궁금한 역사인물에 대해서 분명한 진실을 알기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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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1 - 오늘 나는 그냥 슬프다 일공일삼 69
휘스 카위어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책제목 : 엄청나게 시끄러운 폴레케 이야기 1,2

지은이 : 휘스 카위어/ 펴낸곳 : 비룡소.


이야기 속의 주인공 폴레케는 열한 살 여자아이이다. 자신의 감정을 시로 쓰고 네덜란드에서 산다. 네덜란드? 하면 풍차와 튤립이 생각나고, 히딩크(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 감독)가 생각나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주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다. 외국인과 외국 문화에 매우 관대하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유럽 여러 국가들 가운데서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갈등이 가장 적고, 자국 사회에 가장 잘 통합시킨 나라로 꼽힌다. 그밖에도 네덜란드의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는 개인이 마약을 복용하는 것마저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많이 달라서 놀란 부분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책 속에서 폴레케는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의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아빠를 둔 아이이다.


이 책은 그 동안에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너무도 사실적이고, 현실적이고, 사회적이어서 몇 번을 되짚어 읽었는지 모른다. 그건 이해 안 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얽히고설킨 가족관계와 이름들이 헷갈려서 더욱 그랬다. 폴레케의 가족이야기와 폴레케 주변의 이야기가 복잡하고 불행해 보이면서도 서로를 아끼고 나름의 방식대로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폴레케의 아빠가 엄마 티나와 결혼했을 때 아빠한테는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었다. 이름은 ‘디륵’과 ‘엘케’이다. 그러나 폴레케의 엄마와 아빠는 폴레케 나이 세 살 때 이혼했고, 아빠는 ‘지나’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와 다시 재혼했다. 지나 아줌마한테는 또 ‘피케’와 ‘하이스’ 두 아이가 있고, 아빠와 재혼 후 두 사람 사이에는 ‘힐레트’가 태어났다.


아빠는 마약 중독자로 부랑자 생활을 하고 있고, 엄마한테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 사람은 놀랍게도 폴레케의 담임선생님인 ‘발터’이고, 함께 한 집에서 살게 된다. 폴레케는 같은 반 친구 모로코에서 온 이주민인 ‘미문’을 사랑하지만 종교와 문화적 갈등을 빚는다.


폴레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농장에서 사는데 할아버지 이름은 ‘빌렘’, 할머니의 이름은 ‘마리’이다. 폴레케는 할아버지와 산책하면서 산책보다는 ‘칼베르부어 아저씨’ 농장에 있는 소들을 보는 걸 더 좋아한다. 어미 소 ‘그레트예’가 낳은 송아지를 자기 이름과 같은 ‘폴레케’라고 지어주고 주말마다 내려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아빠의 이름은 ‘스픽’이지만 진짜 이름은 ‘헤리트’이고 단짝 친구 ‘카로’의 가정사도 복잡하긴 마찬가지이다. 엄마와 사는 ‘에버트 아저씨’는 아이를 원치 않고, 카로의 엄마는 아이를 바라서 ‘한스 아저씨’의 정자를 받아 카로가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다. 그래서 한 집에 살지 않는 ‘한스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고, 같이 사는 ‘에버트 아저씨’는 그냥 엄마의 애인 일뿐이다.


폴레케의 아빠는 마약 거래를 하고 대마초를 팔고, 핀다. 그리고 새 여자친구 ‘디아나(디나)’가 생긴다. 거리의 부랑자가 되어 버린 아빠를 돕기 위해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고 저금통도 헐게 된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행복을 위해 열한 살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엄마가 담임선생님과 행복하게 살길 바라고, 마약 중독자인 아빠의 치료를 돕기 위해 치료센터에 들어가는 것도 자처한다.


도대체 엄마와 아빠, 나만의 가족이 아닌 아빠의 엄마를 만나기 전과 후의 가족, 엄마의 남자친구 등 생각만으로도 복잡한 가족사이다. 나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어지러운 가족관계여서 내가 이 상황이라면 폴레케 처럼 밝고 명랑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이 앞선다. 누가 알까봐 창피하고 도망가 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듯하다.


그런데 나보다 어린 폴레케는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면서 중독자인 아빠를 이해하려 애쓰고, 도와주려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비정상적인 가족의 모습들에 많이 놀랐지만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개개인의 처지를 책을 다 읽을 무렵에는 조금은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책을 덮었지만 충격적인 폴레케의 가정환경이나 주위 사람들의 비정상적이고 불행한 모습들이 안타까운 여운으로 남는다. 어른들이 무책임해 보이기도 한다. 한 가정을 제대로 지키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가정을 또 꾸리고 또 해체하는 건 마음 아프기도 하다. 그래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폴레케가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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