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피아 영문법 탐험대 - 영어 수업에 자신이 생기는 학습 만화
안경순 지음, 정종석 그림 / 킨더랜드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이 학습만화에 심취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영어를 학습만화로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무리 학습만화라라지만 일단 영어 스펠링도 떼지 않은 아이들이 무슨 수로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피아 영문법 탐험대’를 보고는 영어 학습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집 막둥이만 하더라도 책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강렬한 색채에 눈에 띄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책에 깊이 빠져드는 것을 보았다. ‘뭐, 모르는 영어는 대충 건너뛰고 웬즈데이 팀과 프라이데이 팀의 대결구도에서 오는 긴장감과 재미있는 대사 위주로 책을 읽겠지.’ 싶었는데, 두 세 차례 읽는 도중 영어가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었다.

“엄마, 이게 뭐야? 어떻게 읽어? 무슨 뜻이야?” 하면서 쉬지 않고 물어보기에 들여다보니 Of course!다. “오브 코스, 당연하다는 뜻이야.” 라고 말해주니 당삼은 또 뭐냐고 묻는다. 에고, 이럴 땐  참 난감하다. 당연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미운 말이라고 하니 궁금증이 해결되었는지 계속해서 책을 읽는다.

영어 학습지를 시켜 봐도 썩 내키지 않아하고 관심도 없어보였던 아이의 반응이라 꽤 놀랐다. 이런 상태라면 여러 번 거듭해 읽어나가는 동안 영어에 대한 관심의 폭이 더 증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았다. 지금이야 등장 캐릭터들의 레벨이 더 눈에 들어오고 얼른 2권을 읽고 싶다며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정도지만... 

학습 만화라는 게 부모님이나 선생님들 간에도 꽤나 논쟁거리가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 좋은 방법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아이들의 속성상 쉽게 빠져들어 헤어  오지 못하는 것을 염려해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메이플 스토리와 같은 책을 사달라고 하면 참 난감한데, 그나마 학습에 도움이 되는 용도로 특별히 제작된 책이라면 부모의 적절한 관심 하에 읽혀도 무관하다고 본다. 단, 위에서 언급한 당삼과 같은 어원도 분명하지 않은 저급한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 학습만화의 재미가 덜하진 않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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