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문이 터지는 어린이 첫영어 사전
하명옥 지음 / 웅진웰북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내게 영어는 ‘∼ 어려워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언’이다. 아무리 국제화시대네, 지구촌시대네 해도 대한민국에 살면서 영어를 못해 실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크게 없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 삼지 않았던 영어라는 놈이 내 자식 세대를 생각해보면 결코 만만히 보거나 무시할 상대가 아니라 한숨이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리 말 배우듯이 평상시 꾸준히 쉬운 영어라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해줘야 한다, 등등 급한 마음에 이론이라도 배워보고자 뒤져본 결과는 말이 쉽지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뭐, 하루 종일 엄마가 아이와 놀아줄 수 있다면 가능하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들 얼굴 보는 시간이 하루에 3-4시간이 안 되는 현실에서 영어 하나를 바라보고 돌진하기엔 영어 말고도 중요한 게 너무 많다는 것이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이다.

  큰 딸이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고 둘째, 셋째가 3학년, 2학년에 올라가는 올해엔 더더욱 마음이 조급하다. 딸아이야 야무진 구석이 있어서 엄마의 도움 없이도 모든 과목이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아들들은 문제가 좀 다르다.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결과,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엄마로써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로 결론짓고, 아이들이 우리말을 배울 때를 생각해보았다. 처음엔 옹알이를 하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로 표현하고 차츰차츰 새로운 단어를 익히며 문장으로 말하는 것처럼 영어도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말이다.

  생활 속에서 수시로 쓰는 말 중에서 단어 하나만이라도 선택해 날마다 단어를 확장시켜 나가보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게 뭘까? 늘 부팅을 해야 원하는 정보가 검색되는 인터넷은 번거롭다. 그래서 생각한 게 사전이었다. 넘쳐나는 사전의 홍수 속에서 나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 건 제목의 힘이었다. ‘말문이 터지는 어린이 첫영어 사전’ 이거 완전히 내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제목이 아닌가? 왠지 이 사전이라면 우리 아이가 처음 말문이 트였을 때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누리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역시나!! 나의 기대대로 영어의 기본기를 ‘단어’로 생각하고 유아와 초등 필수 단어들을 수록하여 놓았다. 게다가 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예문이 각 단어마다 추가되어 있고 단어에 관련된 파생어 등을 수록해 영어로 표현하는 데 다양한 활용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너와 함께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영어의 공포로부터 해방 되고 싶구나!’라며 혼자서 으스스한 웃음을 날리며 책을 껴안아 주었다. 오호! 개구쟁이 막내둥이는 하도 많이 다쳐 온몸에 멍 자국이 떠날 날이 없는데, 딱이다. “Be careful!  아들, 엄마 발음 좋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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