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싱 마이 라이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9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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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딸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기까지 티 없이 순수하게 세상을 살기 바란다. 어쩌다 매체에서 성폭행 당한 어린 여아의 이야기나 중고등학생 신분으로 미혼모가 되어 세상에서 격리되듯 살아가는 이야기를 대할 때면 남 이야기 같지 않으니, 그만큼 요즘 세상이 어른이고 아이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반증인 듯해 영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든다.

  ‘kissing my life'는 어린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경계선에 놓인 청소년들이 넘치는 정열을 이기지 못해 잠시 길에서 벗어났을 뿐인데, 그 결과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를 초래해 아슬아슬한 공중곡예를 펼치는 듯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평범한 아빠가 술만 마시면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그런 아빠의 뒤치다꺼리를 평생 하는 답답한 엄마가 싫어 학교마저 중도에 포기하고 가출을 한 언니를 둔 주인공 하연이. 그 속에서 맘 잡고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기특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 하연이가 어느 한 순간 호감을 느낀 남자친구와 생각 없이 치룬 일은 공포에 가까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싶어도 음주운전으로 인사사고를 내고 교도소에 들어간 아빠와 넋이 나간 엄마에게 차마 그 말을 못하고, 혼자서 집을 나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모텔에서 숨어 지내다 미혼모의 집으로 찾아간다.  


  좀 더 영악하게 행동했다면 충분히 아이를 유산시킬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하연이와 남자친구 채강이, 그리고 어릴 때부터의 단짝친구이자 라이벌인 진아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뱃속에서 자라는 ‘새 생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그 나이답지 않은 진지함과 성숙함, 그리고 책임감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이야 무척 힘들고, 세상의 끝에서 절망을 맞이한 듯 보이지만, 이 시기가 지나 2,30년이 흐르고 보면 즐겁게 회상할 수 있는 게 사람이다. Teen Mom이 되어 살아가기에 제약이 많은 세상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하연이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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