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버드에 들어가네!
이순근.이애실 지음 / 살림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어? 하버드에 들어가네!’란 책 제목을 보고는 어딘지 익숙한 느낌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어? 성경이 읽어지네!’의 저자와 같은 사람이었다. 분명 책을 출판할 때 제목 선정으로 많은 고민을 할 텐데, 이만큼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을 정했으니 아마 마케팅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흔들리지 않는 신앙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강자,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살고자 노력한 두 자매의 이야기는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음을 시사한다.




둘째 딸 수아가 하버드에 합격한 사실을 두고 엄마인 이애실 여사가 어리둥절해서 어떻게 그 좁은 문을 통과했을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은 수아가 ‘홍익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에세이에 수아의 봉사 경험이 녹아 있고, 이 세상을 지탱해나가는 근간은 결국 ‘홍익인간’과 같은 사람이기에 수아가 하버드에 합격했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 사회, 이 사회를 이끌어 갈 누군가는 일류대학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꼭 나의 자녀여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나는 마음으로도 선뜻 답할 수 없었다. ‘진심으로 유익이 되려는 사람, 사회에 유익을 안기려는 사람’으로 내가 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먼저 생겼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비단 부모만은 아니지만, 내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이 부모인 것 역시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회의 흐름이 그러하니, 나 역시 아이들을 앞에 두고 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해 본 일이 없었다. ‘너 그렇게 공부안하면 커서 아무것도 안 돼!’라는 진부한 말들만 잔뜩 쏟아 부었던 내 생각과 내 입술이 참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어? 하버드에 들어가네!’가 아닌 ‘어? 행복의 문으로 들어가네!’이다. 아이에게 뿌리 깊은 믿음을 심어주고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 공부보다 중요한 것임을 알게 해주면, 아이는 저절로 부모와 세상을 놀라게 만들 것이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하버드가 아닌 ‘행복’임을 깨닫게 되었다. 모두가 일류가 될 수 없는데도 고집스럽게 일류만을 고집하며 자녀를 억압하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게 만드는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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