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5대 궁궐 여행하기

타임머신 5대 궁궐 여행 - 길따라 떠나는
이재영 외 지음 / 이비락 / 2008년 9월

 우리의 것이 아름답고 소중하며 독창적이고 예술적 가치와 문화사적 가치가 뛰어남을 학창시절 인이 박히도록 듣고 배웠다. 하지만, 백날 선생님께 말로 전해 듣고 책에서 보아도 우리의 것이 정말 아름답긴 한 것인지, 특별하긴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다 수학여행을 통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절이나 궁을 찾아가긴 하지만, 사전지식도 부족하고 아이들과 휩쓸려 다니는 통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아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때문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아이들을 데리고 경복궁이니, 수원화성이니, 한국 민속촌 등을 돌아보면서도 아이들의 반응이 시간과 돈을 들인 것에 비해 훨씬 못 미치면 ‘이렇게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이 일이 비단 내게만 국한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동료나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거의 비슷한 경험담을 이야기하기에 그나마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내려놓게 된다.

 경복궁을 간다며 겨우 수문장 교대식을 보여주고 생각보다 넓었던 경복궁 내를 여유 없이 종종 걸음 치며 돌아보았던 과거의 어느 날을 생각해보니 우리 아이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이제야 궁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며 때늦은 후회에 싸였다. 아마도 ‘옛날 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기와지붕을 한 큰 건물이 몇 개, 아기자기한 건물이 몇 개 있는 곳이 옛날 임금님이 살았던 곳이라고 하던데...’ 정도일 테지..

 그러나 지금까지 행했던 나의 어설픈 우리 문화 답사를 좀 더 내실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길 따라 떠나는 타임머신 5대 궁궐여행’을 만나며 정말 눈이 확 뜨이는 경험을 했다. 접해보지 않았지만 요즘 대세인 체험학습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지침서가 많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 비슷한 종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아름다운 5대 궁궐인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 경희궁에 대해 그리고 조선시대의 주요 인물들과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곁들여 각 궁궐에 속한 영역별 설명이 자세히 수록되어져 있다.

 책의 끝에는 5대 궁궐 탐구 학습을 위한 활동지와 궁궐을 관람하기 쉽도록 각 궁의 관람시간과 휴일,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가는 방법이 실려 있어 누구라도 ‘길 따라 떠나는 타임머신 5대 궁궐여행’을 들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우리 궁궐 여행을 다녀올 수 있게 되어있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했다. 책이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책 속의 내용을 실천하지 않으면 잠시 잠깐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킬 뿐,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만일 것이다. 더 추워지기 전,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노는 토요일에 우리 궁궐 나들이를 떠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