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효과 - 당신의 잠든 천재성을 깨우는 절대긍정의 힘
존 디마티니 지음, 변인영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 정말 너무 지겹다. 빨래는 왜 이렇게 많은 거야? 방바닥은 또 왜 이렇게 지저분한거야, 도대체 발 딛을 틈이 없네? 하루라도 좀 조용히 살 수 없을까, 너희들이 매일 싸우는 이유가 건데? 나도 쉬는 토요일이면 편안하게 집에서 차 한 잔 마실 여유 좀 가지면 안 되나, 늘 시어머니 요구에 아이들 등살에 떠밀려 나와 있으니 정말 싫다. 왜 돈은 맨날 벌어도 모자라지, 내가 돈 버는 기계야?

  하루하루가 전쟁터 같은 내 삶을 돌아보면 어느새 ‘나’는 간 곳이 없고 늘 인상만 쓰며 소리 지르는 ‘이상한 아줌마’만 남아 있었다. 그래서 세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소리가 내겐 너무 배부른 자의 소리 같이 들리고 하루가 다르게 내 삶의 모양이 건조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어 우울해지기도 했다.

  나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요즘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하며 살라는 메시지를 담은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가 보다. ‘감사의 효과’란 책을 손에 들고 표지를 한참 살피다가 ‘감사하는 마음이 주는 효과야 자신의 기대치를 낮추게 되는 것 말고 뭐가 있을까?’ 라며 삐딱한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다는 적극적인 행위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나의 부정적인 생각은 머리말을 읽고 감사효과가 무엇인지, 감사와 사랑에서 벗어나지 않는 질서 등을 읽어 내려가면서 서서히 주름진 마음이 펴지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의 저자 존 디마티니 박사가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는 젊은 시절의 치기어린 행동들과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선 경험담을 풀어놓으면서 그 일들을 극복하고 인생을 새롭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이 ‘감사’였음을, 이 감사가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고 인생의 기반을 더 넓게 닦을 수 있음을 많은 일화를 통해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존 디마티니 박사만큼 바닥까지 내려가 본 일이 있었나? 내 삶을 화장실의 휴지조각처럼 하찮게 본 일이 있었나? 그건 절대로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고 내 맘대로 막 살아보는 게 소망이었나? 이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지금 내 생활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빠져있는 것 자체가 나의 위기인가?


  그래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어휴, 빨래가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옷이 많긴 많네. 이야, 맘껏 어질러도 좋을 내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 하여튼 에너지가 너무 넘친다니까, 너희들이 건강하니 이렇게 소란스러울 수 있는 거지, 너무 심한 말을 하거나 때리지는 말고 살살 싸워라. 서른 넘어서 배운 운전이 정말 쓸모가 많단 말이야, 시어머님 모시고 아이들 데리고 못가는 데가 없으니.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니 이만큼 살지, 얼마나 다행이야.

  내 눈에 보이던 짜증스러움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니 먼저 내 마음에 조급함이 사라졌다. 어느새 좋은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내가, 우리 가족이, 회사가 달리보이는 ‘감사의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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