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 - 규철이의 좌충우돌 용돈 불리기
김양현 지음, 고영일 그림 / 다만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첫째 아이는 12살. 초등학교 6학년이다. 야무진 딸은 돈이 생기면 무조건 저금부터 하고 본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에는 값이 얼마이든 상관하지 않고 꼭 사고야 만다. 둘째 아이는 9살. 2학년이다. 돈이 생기는 족족 그 돈이 다 없어질 때까지 필요한 물건이든 필요치 않은 물건이든 사서 소비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가끔은 수중의 돈은 써야겠고 자신의 물건도 살 게 없으면, 집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자신의 용돈으로 사온다. ^^  셋째 아이는 8살. 1학년이다. 돈에 일찍 눈을 떠서 5살 이후부터 새뱃돈은 꼭 만 원 권으로 준비해야 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온 돈은 100원 짜리 동전하나도 철저히 새어나감을 막는다.(유독 숫자에 민감해서 이모 집에 놀러가서도 책장에 꽂힌 전집류는 번호대로 정리해야 하는 묘한 버릇이 있다.) 세 아이 모두 생김새도 다양한데, 돈을 대하는 태도도 모두 어쩜 그리 다양한지 가끔 웃음이 난다.

  주위에서는 엄마인 내가 은행에 근무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경제 교육을 시켰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돈에 대해 좀 늦게 눈을 떴으면 하고 차일피일 미뤄왔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커서 본인 스스로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는 일이어서 경제교육 역시 다른 인성교육처럼 꼭 시켜야지 했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경제동화를 발견했다.

  ‘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는 초등학생 규칠이가 나름의 사회생활과 엄마를 통해서 돈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어린아이답게 처음 용돈을 받을 때에는 마냥 기뻤지만, 소비의 즐거움을 알고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용돈에 불만을 갖는다. 그러나 욕심에는 끝이 없는 법, 엄마의 지도 아래 건강한 경제생활이 무엇인지를 차츰차츰 배워나간다. 털끝하나만큼도 잘못을 하지 않으실 것 같은 엄마도 어릴 때에는 규칠이와 같은 실수도 하셨고, 돈을 꾸거나 꿔 주었을 때 돈만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사람까지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돈을 벌어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몰며,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무리하게 일하느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고, 때로는 옳지 않은 행동을 하게도 만들기 때문에 돈을 버는 목적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고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또한 돈은 많이 벌면 벌수록 그 욕심이 더 커지지만,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눌 때에 마음은 더욱 풍요로워 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세 아들딸들의 돈에 대한 태도가 잘 버무려져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쓸데없는 소비욕구가 들 때는 셋째 아이처럼 다부지게 마음먹고 돌아설 줄 알고, 나누고 베풀 자리에서는 둘째 아이처럼 아낌없이 하며, 꼭 필요한 일을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서 예산을 짜고 모으며 과감하게 지출할 줄 아는 첫째 아이 같은 자세 말이다. 엄마에게 모자란 지혜를 책을 통해 채워 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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