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행복한 인생학교 - 따뜻한 세상 만들기 편
쭈오샤오메이 지음, 김진아 옮김, 정예은 그림 / 혜문서관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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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지금까지 한 직장을 계속 다니고 있으니, 사회 경력 19년차에, 세 아이의 엄마로 주부 경력 12년차다. 늘 성실한 직원의 모습과 엄마와 아내,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해내느라 정신이 없다. 삶이 이렇게 정신없다 보니 아이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주지 못하는 게 늘 미안하다. 그래서 TV나 인터넷, 신문지상에서 비행청소년의 일과 패륜아들의 섬뜩한 범죄들을 대할 때마다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좋은 것을 공급해주고 싶은 욕심과 맘껏 줄 수 없는 현실에 마음아파 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행복한 인생학교’에서는 내가 직접 말과 행동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주지 못하는 훌륭한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다.

  목마른 새끼 낙타들을 위해서 물웅덩이에 빠져 수면이 높아지게 만들며 자신은 죽고 마는 엄마 낙타의 헌신적인 사랑, 아기가 자랄 때 천천히 손잡아 주며 아이가 바로 서서 걸을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기다려 준 아버지가 이제 늙어서 자신을 떠난 아들에게 남긴 유언장, 집을 떠난 딸아이를 기다리며 10년 넘게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살아오신 어머니의 이야기 등은 지독한 가난으로 인해 자식을 포기하지 않은 훌륭한 내 부모님을 생각나게 한다.

  가난하지만 꿈도 꾸지 못하는 건 아니듯이 어린 동생을 위해 미래에 좋은 것을 주고자 소망하는 형의 이야기, 어려울 때 받았던 작은 도움의 손길을 기억하고 훗날 크게 갚아주는 소녀와 가난한 대학생의 이야기, 집과 닭장도 구분해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구차한 살림살이에서도 손녀에게 피아노를 선물하고 싶은 할머니의 눈물겨운 사랑이 훗날 멋진 피아니스트를 탄생하게 만든 이야기 등은 나눔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따뜻해짐을 알게 해 준다.

  자신의 넘치는 능력과는 반대로 함께 일하는 동료의 성과가 형편없을 때 그것을 탓하기보다 함께 일어선 교사의 이야기, 수혈로 인해 에이즈에 걸린 친구를 위해 죽음의 순간까지도 함께 한 소년의 이야기, 오랜 세월 좋은 친구로 지내지만 각자의 삶에 바삐 지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보내는 부치지 못하는 편지 이야기 등은 외로운 삶을 비춰주는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부재가 ‘따뜻한 세상 만들기’인데, 짧은 글 한편 한편이 모두 아름답고 귀한 이야기로 향기가 난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주 읽어주고 또 스스로 읽어보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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