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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ㅣ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평점 :
내가 다미와 베프라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어쩌다 내가 다미의 베스트 프렌드가 된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다미는 내가 춤을 잘 추는 게 마음에 든다는데, 혹시 그 때문일까? 농담 같긴 하지만 정말 내 맨얼굴이 예뻐서일까? 이유야 어떻든 다미와 친해진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다. (28쪽)
◈ 『몬스터 차일드』를 쓴 이재문 작가님의 신간이다. 얼마 전 우리 반 아이들과 이재문 작가님의 ‘몬스터 차일드’를 깊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간을 읽으면서 우리 반 아이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느낌이 왔다. 이 책은 또 한 번 아이들을 들썩이게 만들겠구나.
◈ 주인공 은하는 따돌림의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다. 이런 은하가 우연한 계기로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아이인 다미와 베스트프렌드가 된다. 은하는 자신과 다미의 관계를 태양계로 비유한다. 태양인 다미와 태양 주변을 도는 행성인 자기 자신. 이처럼 『마이 가디언』은 인기 있는 친구 다미 곁을 맴돌던 은하가 친구를 벗어나 자신만의 우주에서 스스로 중심을 찾아 가는 이야기이다.
◈ 친구와의 갈등을 소재로 하는 책은 이미 시중에 많이 출간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같은 주제를 말하는 책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그 이유는 ‘은하의 속마음’ 때문이다. 은하는 잦은 갈등과 오랜 고민, 주변 조언에도 쉽사리 친구 다미를 끊어내지 못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망설이며, 주저하는 은하의 진짜 속마음이 잘 드러난다. 이런 주인공의 진실한 고민과 마음은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 친구 고민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간단하게 답을 준다. 나중에 더 좋은 친구가 생긴다는 둥, 네 마음만 단단하면 주변 친구들의 말과 행동에 상처 받지 않게 된다는 둥. 수많은 갈등을 이미 ‘겪어본’ 덕분에 어른들의 조언은 ‘쉽고, 간결’하다. 하지만 어른들의 옳은 소리, 맞는 소리가 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건 지금 내 고민,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그런 조언일 테다. 『마이 가디언』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하는 주인공이 있다.
◈ 갈등 상황과 고민에 처했을 때 단번에 문제를 해결하고 마는 그런 극적인 이야기가 아닌, 정말 오랫동안 고민하고, 선택을 망설이며, 붙잡던 끈을 쉽게 놓지 못하는 은하의 모습은 현실의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이재문 작가님은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가 “은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성별은 바뀌었지만 작가님이 겪고, 고민한 진짜 마음이 담겨있기에 주인공 은하의 고민과 갈등, 결정이 독자들에게도 보다 더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일지 모른다.
◈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 단단하게 중심을 잡을 때 한 사람의 우주는 무한하게 뻗어갈 수 있다. 『마이 가디언』은 그 우주의 중심에 바로 ‘나’가 있어야 함을 말한다. 나를 지켜주는 사람은 친구도, 부모님도 아닌 온전히 ‘나’임을 이 책은 말한다. 나를 사랑하고, 지키며, 일으켜 줄 단 한 사람 ‘마이 가디언’. 나의 가디언은 바로 자기 자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