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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ㅣ I LOVE 그림책
엘리자베스 브라미 지음, 오렐리 귈르리 그림, 김헤니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평점 :
몇 년 전 인구교육과 관련한 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과 노인 편견에 관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막연하게 ‘아이들이 어느 정도 노인에 관해 편견이 있겠지.’ 생각만 하던 나는 수업을 진행하며 깜짝 놀랐다. 아이들의 내가 막연히 생각한 것 이상으로 노인에 관한 편견이 심했으며, 혐오에 가까운 단어도 뱉어내곤 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나의 고민이 많아지는 수업이었다.
이날의 수업 이후로 가족 수업을 하면 편견에 관한 수업은 매년 진행하고 있다. 특히나 다름과 편견과 관련한 수업은 더욱 공을 들인다. 전과 달리 요즘에는 다름과 편견, 다양성에 관한 그림책이나 교육 자료도 많은 탓에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름'을 알려주기도 쉽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들의 다름과 편견의 이야기 속에 '노인'을 주제로 한 책이나 자료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니, 좀처럼 출간되지 않는 것인가 싶은 의문도 든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푸른책들에서 나온 신간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라는 책이 참 반갑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 참 좋은 책이라서 그렇다. 제목처럼 책 내용 역시 나이 든 주인공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노인이 주인공인 책이지만, 아이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 말이다.
-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아. 매일매일 무럭무럭 자라나렴. 우리, 늙은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은 하늘만큼 땅만큼 너희들을 사랑할 테니까.
이 책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아주 덤덤하고 솔직하게 서술해나간다. 하지만 이 책이 단조롭고 딱딱한 내용은 결코 아니다. 분홍빛 표지에 아기자기한 그림이 더해져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이 책은, 노인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덧붙여 그런 변화에 맞서는 자신들의 솔직한 생각들을 들려준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다. 이제는 그림책의 카테고리를 '유아'에서 벗어나도 좋을 시대인 것이다. 그림책을 보는 성인들, 노인들도 늘어난 만큼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많이 나와야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다름을 가르칠 때 가족, 문화, 성별만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나이의 다름도 당연히 가르치는 분위기가 하루 빨리 조성되어야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해를, 젊은이들에겐 소통의 시작을, 나이든 이들에겐 공감을 이끌어낼 그림책 '노인들은 늙은 아이들이란다'.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 책이 유아부터 노인까지 두루두루 모두에게 사랑받는 책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