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피레트 라우드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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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의 독특한 그림. 바로 그림책 ‘귀’를 만난 첫 소감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귀이다. 어느 날 갑자기 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귀. 이런 귀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린 그림책 귀는 독특한 주인공의 제시와 기발한 서사로 독자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주인공 ‘귀’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혼자인 것을 깨닫는다. 평생 함께 살아온 머리는 사라지고 갑작스레 혼자가 된 귀. 머리가 없는 귀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어 귀는 앞으로의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한 귀. 그런 귀는 우연히 개구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게 된다. 들어주는 일은 굳이 머리가 없어도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로 귀에게 점차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귀’라는 특별한 주인공을 세운 탓에, 그림책 ‘귀’는 아이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아이들은 귀의 등장을 놀라워했고, 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책장이 넘어갈수록 귀에 공감하고 점차 자기 모습과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머리에서 떨어져 나와 우두커니 혼자가 된 귀의 모습은 마치 보호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낯선 세상에 점차 한 발씩 나아서는 아이들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그림책의 독특한 그림은 에스토니아를 대표하는 작가 피레트 라우드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귀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기발한 그림책이다. 실제로 책의 첫 장에는 고흐의 작품에 등장하는 해바라기와 빈 의자, 액자가 등장한다. 그림책 곳곳에서도 해바라기의 모습들을 자주 살필 수 있다. 이 그림책을 읽어주며 고흐의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면 아이들이 책에서 나아가 더 넓은 감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존적인 존재가 독립적인 존재로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책 ‘귀’. 위기가 찾아왔을 때, 귀는 머리를 찾았다. 자신이 가장 약하고 힘들 때, 의존하고 기댈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귀는 결국 머리의 도움 없이도 위기를 해결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는 것. 결국 이 책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고자 할 때 꼭 필요한 힘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림책 ‘귀’는 말한다. 들어주는 힘. 공감하는 힘. 도움받는 힘. 스스로 행복을 찾아가는 힘. 의존적인 존재에서 독립적인 존재로 나아가기까지 귀가 겪는 모든 일이 참으로 가치 있고 소중하다. 머리에서 떨어져 나온 귀가 더 이상 불안하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나를 떠나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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