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문구점의 마녀 할머니 봄볕어린이문학 19
한정기 지음, 국지승 그림 / 봄볕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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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학교 주변에는 문구점을 찾기가 힘들다. 그도 그럴것이 요새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사용할 준비물을 따로 마련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직접 챙겨와야 하는 준비물들이 거의 없다. 대형 마트나, 대형 문구점, 온라인 몰 등에서 학용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탓도 크다. 내 어린 시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문구점에 대한 추억이 우리 아이들에겐 공감하기 힘든 일이 되어버렸다. 학교 가는 길, 학교 끝나는 길에 들리는 문구점이 얼마나 재미있는 곳인데! 어찌나 아쉬운지.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이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문구점'의 소소하고 재미난 추억을 들려주고 싶어서 말이다.

'사거리 문구점의 마녀 할머니'는 아이들이 문구점에서 구입한 마녀 할머니 인형과 관련한 재미나고 감동적인 에피소드 세 편을 다루고 있다. 세 명의 아이들과, 세 명의 마녀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어찌나 동글동글 따뜻한지 읽는 내내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고 만다. 제목에 끌렸지만, 내용에 반하고 마는 책이라고나 할까.

추석때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시라도 빨리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세 아이들의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해주고, 그 중 정우의 이야기만 읽어주니 다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이야기에 푹 빠져서,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도 읽고 싶어하는 걸 보니 역시나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딱 맞춤이구나 싶었다.

바쁜 엄마 탓에 홀로 집에서 엄마의 퇴근만을 기다리는 해성이. 못된 아이에게 돈도 뺏기고, 친구들에게 억울한 오해도 받게 된 정우. 부모님과 쭉 같이 산 오빠와 동생과 달리 자신은 할머니 댁에서 자란 탓에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소외감을 느끼는 은지. 우리 아이들도 책 속의 세 아이들처럼 저마다 말 못할 고민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마녀 할머니가 아이들의 고민을 사르르 녹여주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고민을 함께 풀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플루토 비밀 결사대'를 쓴 한정기 작가님의 책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아이들과 종종 즐겨보는 티비로 보는 원작동화 시리즈 중 하나인 플루토 비밀 결사대는 아이들이 모여 마을과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사거리 문구점의 마녀 할머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 두 이야기가 한 작가님에게 나왔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우리 반 아이들도 이 책이 플루토 비밀 결사대를 쓰신 작가님의 새 책이라는 말에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책 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더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이 시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 동화를 우리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마녀 할머니가 책 속의 아이들에게 해주시는 애정어린 말들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을 따뜻하게 채워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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