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라이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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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가면 책에 재미를 못 붙이고 서성거리는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주는 작가님의 책이 있다. 바로 서현 작가님의 그림책들! ‘눈물 바다’나 ‘커졌다’, ‘간질간질’은 아이들이 너무나 재밌게 보는 책들이다. (특히 눈물 바다는 아이들이 정말 재밌게 본다) 덕분에 나 역시 서현 작가님의 그림책을 좋아하며 즐겨보던 중이었는데, 이런 애정하는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그것도 무려 두 권이나 말이다.
    
신간의 이름은 ‘호라이’ 그리고 ‘호라이호라이’ (호라이호라이의 서평은 따로 쓰겠다! 한 번에 묶어서 쓸 책이 아니다). 말 그대로 형제 책이다. 개인적으로 호라이가 동생책, 호라이호라이가 언니오빠형누나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동생 책이라 절로 생각될 만큼 그림책 ‘호라이’는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까만 고양이, 호라이, 그 밖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귀엽고 둥글둥글하며, 그림이 간결하다. 이런 그림은 아이들이 따라서 그리기도 쉽다. 아이들에게 ‘호라이’ 책을 읽어주고 재미있었던 장면을 함께 그려보자고 한다면 모두 즐겁게 종이를 꺼내 캐릭터를 그려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이 어렵지 않아서 아이들도 따라 그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클레이를 활용하여 호라이를 만들어 보았고, 아이들은 정말 쉽게 호라이를 만들어 냈다)

호라이가 밥 위에

하고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하는 호라이와, 호라이를 감시하는 눈빛으로 옆에서 붙어 따라다니는 검은 고양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호라이는 한 공기의 밥 위에서 시작하여 머리 위에, 꼬리 위에, 아빠 위에 등장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에서 등장하는 호라이와 그 호랑이를 주시하는 고양이. 이 두 주인공의 모험은 기상천외하면서도 천진난만하다.

친구 집에 초대 받았다가 친구 엉덩이에 깔려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다, 다시 환생하여 주목받는 삶을 살기도 하는 등 호라이의 등장은 독자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아이들은 그런 호라이의 모습에 깔깔 웃기도 하고, 숨바꼭질 하듯 찾기도 하면서 이 책에 순식간에 빠져든다.

호라이의 움직임은 아이와 같다. 금새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하며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어른들을 놀래키는 아이들. 이런 호라이를 주시하며 쫓아다니는 고양이의 모습은 우리 어른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른을 신경쓰지 않고 천방지축 제 멋대로 온갖곳을 휩쓰는 아이와, 그런 아이를 놓치지 않겠다는 시선으로 따라다니는 어른. 아이와 어른이 한 짝꿍인 것처럼, 호라이와 고양이의 조합 또한 아이와 어른처럼 낯설지 않다.

책 속에서 의미나 교훈을 찾기 보다는 말 그대로 책에 푹 빠져 호라이의 모험에 함께 하다보면, 어느샌가 씨익 미소를, 그러다가 깔깔깔 웃고 있는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호라이의 모습을 보며, 이 이야기가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호라이'의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았으면 하기에, 호라이를 다 읽고나면 '호라이호라이'를 이어서 읽을 수 밖에 없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호라이'의 모험. 이 모험은 오래도록 끝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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