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작은 집에서 I LOVE 그림책
일라이자 휠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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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국의 문화를 만나는 건 참 신기하고 즐겁다. 특히 옛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면 더더욱 즐겁다. 지금과는 다른 오래 전 사람들 이야기가 끌리는 것은, 지금은 만날 수 없기 때문인걸까. 낯선 문화를 만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는 것처럼 참 설레고 신기해서 그 어떤 형식을 띄어도 반갑다. 여행을 통한 만남, 영화나 사진을 통한 만남, 그리고 책을 통한 만남. 그 모든 만남들이 말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초원의 집'이라는 책을 참 좋아한다. 18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한 이 이야기 안에서는 책을 읽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새로운 삶이 있었다. 지금의 미국을 떠올려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의 이야기의 매력에 나는 절로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그림책 '숲 속의 작은 집에서'는 이 '초원의 집' 책을 떠올리게 한다. 193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이 그림책은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님의 할머니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담았다. 게다가 이 책은 독특하게도 숲 속에서의 삶을 배경으로 한다. 무려 숲 속 작은집에서 꾸려나가는 삶이라니!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게 된 6살 마블은 엄마와 언니, 오빠, 동생들과 함께 깊은 숲 속 작은집에서 살게 된다. 이 가족의 삶은 참으로 힘겹다. 엄마 혼자 무려 8남매의 아이들을 키워야 한다. 깊은 숲 속에서 말이다! 도입 이야기만 읽어도 나는 눈앞이 아찔했다. 마블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깊은 숲속에 버려진 오두막은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만큼 허름하고 낡아있었다. 세상에나! 하지만 마블의 어머니는 참 긍정적인 분이셨는지, 걱정을 가득 안고 있는 마블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보물들을 찾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아름다운 숲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아름답고 신비롭지만은 않다. 어린 아이들이 장작을 패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며 생활하는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이 가족이 불행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숲을 정원삼아 가족들이 오손도손 살아가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행복해 보인다.

자작나무, 포플러나무, 소나무, 사탕단풍나무가 서로 뒤엉켜있는 숲에서 이리저리 뻗어있는 흰꼬리사슴의 비밀 오솔길울 찾아내는 일. 오솔길을 따라가며 만나는 개울가, 비어있는 비버의 오두막, 파랗고 빨간 빛깔의 달콤한 보석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베리 밭. 여덟 남매의 숲속 오두막 생활은 엄마의 말씀처럼 보물같이 행복한 순간들로 가득 찼다.

그림책 '숲속의 작은 집에서'는 부서져 가는 숲 속의 오두막에 정착하는 가난한 한 가족이 아름다운 숲 속에서 점차 행복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수채화로 그려진 이 책은 수채화 특유의 맑은 채색 기법 덕분에 숲의 청명한 느낌이 두드러지며, 숲 속 사계절 변화의 아름다움 또한 담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을 통해 1900년대 초반 미국의 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어서 현재와 전혀 다른 낯선 과거 속 세계로 여행을 떠난 듯 한 기분 또한 느낄 수 있다. 엄마가 만든 잼과 정원의 수확물을 유리병에 채워 지하 저장고에 저장하는 일, 시내의 잡화점을 방문하는 일, 두 오빠들이 사냥을 하고 돌아온 날 밤 지하 저장고를 털어 차린 멋진 저녁 식사.

낡고 허름한 오두막이 한 가족과 함께 점차 밝고 사랑으로 가득한 집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이 참으로 의미깊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대가족의 끈끈한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 낯선 과거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책.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책. 이런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이 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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