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 - 2021 문학 나눔 도서 선정 햇살그림책 (봄볕) 44
조영글 지음 / 봄볕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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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요새 매일 거짓말을 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아주 진지하지만, 듣는 나는 바로 거짓임을 알 수 있는 그런 말 말이다. 직업 탓에 나는 아이가 어릴 적부터 '학교'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고, 아이는 언젠가부터 '내 학교'가 있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는 이제 6살이다) 그리곤 새로운 물건이나 신기한 물건을 보면 '내 학교에도 그거 백천개있다!' 라면서 허풍을 친다. 아이의 상상 속에 있는 '내 학교'라는 공간이 어떤 곳일까 상상해보면서 아이의 귀여운 거짓말에 매번 맞장구를 쳐준다.

그래서인지 그림책 '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를 알게 되었을 땐 굉장히 읽어보고 싶었다. 매일 듣는 아이의 귀여운 거짓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거짓인 줄 알면서 아이의 말에 매번 속아 넘어가주는 고슴도치 엄마는 내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 이 책을 택했다. 역시나 내 예상대로 우리 아이는 굉장히 재미있게 이 책을 본다.

'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 는 표지부터 아주 눈에 띈다. 튄다! 라고 해야 더 어울리겠다. 샛노란 바탕에, 파란 귀를 가진 빨간 개. 원색의 색깔이 아주 선명해서 단번에 시선을 앗아간다. 제목의 배치도 인상적이다. '진짜 진짜 거' 라는 말이 윗줄에, '짓말 아니야' 라는 말이 아랫줄에 있다. 거짓말 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띄어 놓아, 책 제목을 읽을 때도 거짓말을 말할때 한박자 쉬게 된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느껴진다.

"자, 여러분. 우리 미술학원에 새로운 친구가 왔어요!"

숨바꼭질 하듯 숨어있는 이 장면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은 처음 책을 보았을 땐 이 그림을 미처 보지 못했다. 이야기가 끝이 나고 숨은 그림을 찾아내듯 마지막 그림을 보았을 때, 그렇다면 혹시? 하고 넘겨본 첫 장에서 이 장면을 찾았다. 어쩐지 작가님이 내 주신 숨은 그림을 찾아낸 기분이었다. 이 책에선 곳곳에 작가님이 숨겨둔 것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는 콜라캔이나, 주인공인 두 아이들이 그렇다. 책을 읽는 독자(아마 아이들이 되겠다)와 함께 즐거운 놀이를 하려는 작가님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이 책은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담았다. 책 속의 주인공을 만날때 이 점은 특히나 두드러진다. 책의 첫 장은 아주 커다란 놀이터가 등장한다. 함께 책을 보던 우리 아들은 '무슨 놀이터가 이렇게 커?' 하고 말한다. 이런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며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을 살핀 부분이다. 다음장 남자 아이가 그네를 타는 장면에서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아마 책의 주인공 여자아이는 그네 옆에 쭈그려 앉아서 그네를 타는 남자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아이의 시선을 담은 것이다. 이 외로도 책 속에는 아이들이 보는 것,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가득 담겨 있다.

그림책 '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는 아이의 사소한 거짓말이 자꾸만 불어나가는 과정을 재미나게 담아냈다. 왜 자신을 따라오냐는 남자아이의 말에 그런게 아니라며, 네 강아지랑 노는 것이라고 황급히 얼버무리는 여자아이. 당황하며 땀을 삐질 흘리지만 끝까지 거짓말을 이어나가는, 하지만 결국은 본심을 실토하고야 마는 아이의 모습은 전형적인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과 같이 상황을 모면하려 거짓말을 해 본 아이들 역시 결국은 마지막에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원래 그렇지 않은가.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는 어제 읽었던 책을 또 읽자며 이 그림책을 들고 온다. 아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 곳곳에 숨은 그림을 찾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어서일테다. 게다가 책은 끝까지 반전을 이어나가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교훈을 얻거나 얻을 거리를 찾기보단, 아이가 스스로 들고 찾아오는 '재밌는 책'이 생겨서 참 좋다. 아이와 함께 오래도록 이 책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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