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 곰이 있어요 감정그림책 1
박종진 지음, 키큰나무 그림 / 이야기숲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림책 '우리 반에 곰이 있어요'는 표지가 너무 귀여워서 관심이 갔다. 우두커니 앉아있는 곰을 둘러싼, 호기심 넘치는 아이들의 표정들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호기심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여섯 살 난 우리 아들도 책을 보자마자 곰 그림에 관심을 보이며 읽어달라 조르더라.

책 제목과 같이 이야기는 학교 교실에 있는 곰의 이야기였다. 아이들 사이에서 웃지도, 울지도 않은 채 아무런 반응 없이 멍하게 앉아 있는 곰. 아이들은 이런 곰의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안달이다. 곰이 교실에 있는 것 자체가 의아한 일인데, 곰이 있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 반 아이들의 반응 또한 놀라웠다. 게다가 아이들은 곰을 놀리고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애쓰기까지 한다. 곰의 정체도, 아이들의 반응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다.

아이들은 곰을 놀리기 위해 곰의 책가방에서 물건을 꺼내다 곰이 쓴 일기장을 발견한다. 곰의 일기장을 읽게 된 아이들. 아이들은 곰이 왜 곰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일기장을 읽어 나가면서 깨닫게 된다. 그리고 곰을 위해 반 친구들 모두가 하나 되어 곰에게 용기를 주기로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참 반가운 건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 때문이다. 감정을 주로 다루는 그림책이니만큼 이 책은 감정 표현을 배워나가는 저학년 교실에서 읽어주기 적합하다. 곰의 일기장에 소개된 다양한 상황들은 우리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법한 소재다.

특히 곰의 일기장에는 오늘의 감정이라는 칸에 다양한 감정 얼굴 표정이 그려져있다. 곰의 일기를 보며 아이들이 이 일이 일어난 날 곰의 감정은 어떤 표정일지 찾아보기 활동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곰의 일기 자체도 아이들과 살펴보기 참 좋다. 그림일기로 표현된 만큼 1학년 국어 그림 일기 단원과 연계하여 살펴볼 수 있다..더불어 책 속의 주인공들이 저학년으로 설정된 만큼 국어 문법 단원과 연계하여 곰의 일기를 살펴보며 잘못된 글자를 바르게 고쳐나가기 활동을 해 볼 수도 있다.

책 속에 제시되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도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이다. 곰과 아이들의 경험 속에서 드러나는 어른들의 언어나 행동은 어른들의 말과 행동이 아이들에게 어떤 상처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종종 아들이 잔뜩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면 나도 책 속의 어른들처럼 아들에게 '소리 지르면 안돼!' 하고 말을 자주 하는데,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이때 너도 책 속의 아이처럼 속상했어?' 하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거린다. 무심코 한 나의 말이 아이의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막아버린 것이다. 이 책은 비단 아이에게만 좋은 책이 아닌,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유익한 책이다.

감정 표현은 배워야 잘한다. 이 책은 이 단순하지만 어려운 사실을 짚어주며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정서를 위해 도움을 준다. 아이들은 책 속의 주인공에 공감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감정을 익히고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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