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 - 상상력과 용기를 담은 실화들 I LOVE 그림책
헤더 캠로트 지음, 세르주 블로크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는 말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보통의 사람들이면 ‘에이, 그런 일이 어디 있어. 말도 안 돼!’ 하고 생각해 버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일도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책이 나왔다.


그림책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은 대단하고 기상천외한 질문을 던진 사람들이, 질문으로 끝내지 않고 정말 행동까지 보여주어 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불가능을 실제로 이루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정말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은 사례가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알 때, 그 놀라움과 감탄은 배가 된다.


‘만약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탄 대신 씨앗을 떨어뜨린다면?’, ‘만약 전쟁터가 축구장이고 관중들이 모든 팀을 응원한다면?’과 같은 황당한 질문은 실존 인물들의 사례와 함께 소개되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여러 깨달음을 준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폭탄 대신 음식을’ 이라는 뜻의 ‘FNB’ 단체의 이야기를 읽으며 전쟁과 빈곤, 환경 파괴를 고민해 볼 수 있으며, 잔혹한 내전을 끝내고 휴전을 이끌어 평화를 찾게 도운 축구 선수 드로그바의 일화를 통해 전쟁과 평화의 모습을 찾아낼 수도 있다.


물론 이 책에서 던지는 기발한 질문들이 모두 질문 내용처럼 실제로 벌어진 일은 아니다. ( FNB 단체의 이야기를 보더라도 전투기에서 씨앗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유의미한 질문의 제시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특히나 이 책에서 지속해서 제시하는 주제가 ‘전쟁, 기근, 인권침해’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할 위기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읽기에 참 좋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6월에 ‘만약에 군인들이 베개를 들고 싸운다면’의 그림을 그린 세르주 블로크 작가님의 또 다른 그림책 ‘적’과 함께 이 책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생각이다.


전쟁과 기근이란 말이 언젠가부터 우리에게 굉장히 먼 단어가 됐다. 실은 우리는 아직 전쟁과 밀접한 상황이고, 기근에서도 벗어 난 지 채 100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그만큼 우리는 빠르게 잊는다. 오래 지나지 않은 우리의 과거를, 우리 아이들은 점차 남의 일, 없던 일로 느끼며 자라난다. 물론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이 전쟁도, 기근도 평생 경험하지 못하고 크기를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 문제에 관한 관심과 경각심을 지닌 아이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고 무관심하지 말란 법은 없다. 경험할 필요는 없지만,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를 던지는 책이니만큼 이 책은 아이들과 꼭 함께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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