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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처음 쓰는 날 ㅣ 사회탐구 그림책 8
이브티하즈 무하마드.S. K. 알리 지음, 하템 알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평점 :
나는 실은 '히잡'에 대해 잘 모른다. 언제부터 쓰게 되었는지, 왜 쓰는 것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없었기에 이 책이 궁금했다. 히잡이라니! 굉장히 낯설지만 궁금한 소재였다.
히잡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읽어보고 싶던 이 책은 내 생각과 달리 히잡이라는 존재 자체, 혹은 그 문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정보가 들어있지 않았다. 하지만 책속에는 내가 기대했던, 단순한 '히잡'에 대한 정보가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책은 히잡을 처음 쓰게 되는 언니 아시야와 그런 언니를 따라 나선 여동생 파이자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히잡을 처음 쓰고 학교에 가는 아시야. 그리고 그런 언니를 특별한 감정으로 함께 맞이하는 파이야. 책을 읽는 내내 히잡을 쓴 언니가 너무 멋지고 자랑스러운 한편, 내심 걱정의 마음도 있는 동생의 마음이 너무나 잘 느껴진다. 우리는 동생 파이야의 시선으로 난생 처음 히잡을 쓰는 언니를 함께 바라보면서, 히잡을 쓰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함께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 사상 최초로 히잡을 쓴 채 출전하여 여자 펜싱 단체전을 딴 이브티하즈 무하마드, 그리고 책 속의 자매처럼 실제로 언니와 개학 전날까지 가장 자랑스러운 색깔의 히잡을 찾아다니곤 했다는 s.k 알리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을 담아냈다. 자신의 문화를 존중하고, 자부심을 갖는 당찬 소녀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디서부터 왔고 어떤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진정한 나'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들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지켜나가는 자체에서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모습. 그 당당한 모습이 참 아름답고도 부러웠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저 보여지는 모습만으로 '히잡을 쓰는 여성들은 답답하고 싫지 않을까?' 하는 편견을 가졌던 내가 부끄러웠다. 다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편협한 내 관점에서 바라봄이 얼마나 창피한 것인지 절로 느꼈다.
우리 아이들에겐 이 책이 필요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낯선 문화가, 그들에게는 삶이요 존재의 뿌리가 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앎의 시작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다름을 이해하는 마음은 시작될 것이다.
*본 글은 푸르니 출판사의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