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맨

스마트맨 ㅣ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2
박서영 지음, 이루리볼로냐워크숍 기획 / 북극곰 / 2020년 8월

그래픽노블을 좋아하기에 그래픽노블 신간이 나왔다면 관심부터 생긴다. 북극곰 출판사에서 나온 그래픽노블 '스마트맨' 역시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탓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다. 그간 워낙 그래픽노블을 재미있게 접한 탓이다. 그리고 '스마트맨'을 읽기 시작했을 땐 조금 놀랬다. 이 책은 그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그래픽노블이었다.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내용! 굉장히 놀랐다.

박서영 작가님의 꿈에서 시작되었다는 '스마트맨'. '나'라는 존재가 산산조각 나는 공포스러운 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꿈이기도 하셨다고 한다. 그런 작가님의 마음이 담긴 책이어서인지, 그래픽노블 '스마트맨' 역시 꿈처럼 공포스럽지만 한편으론 굉장히 매력적이며, 오래 여운이 남는다.

스마트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소년. 그런 소년의 곁에는 스마트폰이 항상 함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주머니 밖으로 빠져서 떨어져버린 스마트폰. 소년은 스마트폰이 깨지진 않았을까 덜덜 떨며 스마트폰을 줍는다. 다행히도 멀쩡한 스마트폰! 소년은 안도했다. 그리고 소년에게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 스마트폰을 주제로 일어나는 이 특별하고 놀라운 사건은 책을 읽는 내내 재미와 함께 오싹한 소름을 안겨준다.

소년의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에겐 너무나 익숙한 모습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휴대폰을 떨어트려 본 적이 있을 것이며, 바닥에 떨어지는 휴대폰을 본 순간 대다수가 '휴대폰이 깨졌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하니 말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자라면 이 소년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맨'은 정말 무섭지만, 한편으론 전혀 무섭지 않은 책이다. 어찌보면 귀엽기도 한 그림체이기에 전혀 무섭지 않다가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내용으로 무서움이 느껴진다. 잔인하거나 눈쌀이 찌푸려지는 장면같은 건 없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보아도 큰 부담은 없다. 아이들이 책 속의 깊은 의미까지 생각해보기엔 어려울 수 있겠으나,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기에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휴대폰 사용 빈도가 늘어나는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루를 문득 돌아보면 내 하루도 의미없이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는 걸 문득 느낀다. 스마트맨이 되고자 하지만 내가 원하는 스마트한 사람이 아닌, 정말 스마트폰에 의지해는 사람이 되는 것 같은 기분. 그래서 이 시기에 만난 '스마트맨'이 더 반가웠다.

등골이 오싹한 무서운 그래픽 노블이니만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데다, 책을 덮고 난 후엔 나의 스마트한 모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주는 책. 진짜 스마트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독특하고 즐거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