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귀신과 도깨비 저학년은 책이 좋아 10
김지원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년 느끼지만 아이들은 참 학습만화를 좋아한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들도, 책을 잘 읽는 아이들도 아침시간이나 도서실 활동 시간엔 우선 학습만화부터 찾는다. 개인적으론 ‘학습만화도 좋으니 아무 책이나 먼저 친해지렴!’ 하고 생각하는지라 그걸 마다하지 않지만, 글로 된 동화책을 권하지 않으면 1년 내내 학습만화만 주구장창 돌려보는 우리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을 학습만화에서 글로 된 동화책으로 관심사를 옮기려면 우선 재미있는 책들을 권해줘야 한다. 책 앞에서 한참 서성거리는 아이에게 다가가 ‘이 책 읽어 봐, 재밌을 걸?’ 하고 권해주면 아이들은 이내 그 책에 호기심을 보인다. 아이들의 취향을 잘 공략해서 글로 된 동화책을 추천해 주었을 때 아이가 푹 빠져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괜한 뿌듯함과 기쁨이 몰려온다.

하지만 책을 권해주기가 참 난감한 아이들이 있다. 바로 ‘저학년’ 아이들이다. 1, 2학년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보면 읽기와 쓰기, 어휘사용 능력이 정말 천차만별이다. 중학년으로 올라오면 어느 정도 읽기 쓰기가 유창해지니 재미있는 동화책들을 많이 권해줄 수 있는데, 1, 2학년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책을 권해 주어야하니 그게 참 어렵다.

글로만 너무 가득해도 아는 어휘가 부족하고, 읽기 속도가 유창하지 않아 금세 지치고 말기에 적정한 수준의 글이어야 하며, 집중력이 짧은 저학년에 맞춰 재미있고도 신선한 이야기가 아이들을 확 끌어 잡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만난 ‘이야기 귀신과 도깨비’는 참 적절한 책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신’과 ‘도깨비’의 등장으로 아이들을 책 속으로 불러들일 매력을 가졌으며, 어려운 어휘가 적어 내용 자체가 술술 읽힌다. 읽기에 능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주인공 도깨비들이 말해주는 이야기들은 우리 옛 설화들을 떠올리게 하여 아이들에게 오랜 우리 문화를 자연스럽게 전해주기도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책은 그저 도깨비들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말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법, 글을 짓는 법을 알게 된다. 그저 책을 읽었을 뿐인데, 책을 읽는 아이들은 저도 모르게 글을 짓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저도 모르게 도깨비들과 함께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법을 익히니, 책장을 덮고 나면 아이들은 ‘나도 도깨비들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솟아날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줄 땐 읽어보지 않은 책보다는 이미 읽어보고 내용을 알고 있는 책을 권했을 때 아이에게 신뢰감도 주고 책을 읽고 난 후에 아이와 할 말도 많았다. 이 책은 어른이 보았을 땐 30분정도의 시간도 들지 않고 단번에 쑥 읽어 나갈 수 있다. 어른이 보아도 흥미 진진하고 재미있으니 우리 아이들에겐 오죽할까. 아이가 읽기 전에 어른이 먼저 읽어보고 이 책을 권했으면 좋겠다. 그런 후 책을 다 읽고 난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우리도 도깨비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볼 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