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캔의 모험 - 재활용이란 무엇일까?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8
앨리슨 인치스 지음, 마크 체임버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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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 학교에서 논의된 여러 문제 중 한 가지는 바로 ‘재활용’이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 분류가 잘 되지 않고, 쓰레기장에 제대로 버려놓지 않아 여러 차례 회의 논의 주제로도 오르고 안내도 많이 되었다. 결국 1년간 매주 2번씩 재활용품 버리는 시간을 정해 교장선생님이 직접 재활용품 버리는 장소에 나가셔서 아이들을 지도해 주셨고, 학교 쓰레기장은 학기 초반에 비해 굉장히 깨끗해졌다.

재활용품 버리는 문제는 비단 학교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실에서도 1년간 애를 먹었다. 나는 교실 쓰레기통과 재활용들을 직접 정리하고 치우는데, 아이들이 자꾸 분리수거를 잘못하고 쓰레기를 버려서 1년간 잔...소리를 했다. 종이 분류함에 자꾸 바닥 쓸었던 먼지를 버리고, 캔과 플라스틱 분류를 잘 하지 못하며, 바닥을 쓸고 남은 쓰레기들을 버릴 때 쓰레기 통 주변에 대고 대충 털고만 가서 항상 바닥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청소를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을 향해 ‘분리수거 좀 제발 정확하게 해줘라!’라는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1년간 지속되었다.

이런 일상은 매년 지속되어 이제는 익숙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왜 아이들은 재활용품 분리를 잘 하지 못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저학년부터 재활용 분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집에서도 직접 분리수거를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고 하는데 왜 우리 교실과 학교 재활용함은 항상 엉망인걸까. 한참 고민한 끝에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아이들에게 재활용 쓰레기는 다시 가공해서 쓰는 물건이 아니라 다시 쓰지 않는 버리는 쓰레기와 똑같다.’ 라고.

아이들에게 ‘재활용’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정말 어떤 식으로 재활용이 되는 걸 정확하게 짚어준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캔은 재활용해서 다시 캔으로 만들 수 있어요. 하고 언급해 주지면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가공하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거나 하진 않는다. ‘재활용’ 이란 말 자체가 ‘다시 활용한다’는 것인데, 아이들 입장에선 다 쓰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물건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싶더라. 쓰레기통엔 페트병을 버리고, 분리수거함엔 자신들이 사용하는 쓰레기를 버리는 아이들의 행동을 보니 정확하게 ‘재활용’의 과정과 필요성을 알지 못하고 있구나 싶더라.

그때 마침 만난 책이 바로 이 ‘알루미늄 캔의 모험’이다.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시리즈로 나온 이 그림책은 ‘알루미늄’이 땅 속에서 나와 가공을 거쳐 알루미늄이 되는 과정부터 어떤 물건들로 다시 태어나고 사용되어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나 설명식이 아닌 ‘알루미늄’이 의인화 되어 일기 형식으로 말하듯 보여주어 더 몰입이 잘 된다. ‘알루미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나 역시 잘 몰랐던 부분인데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 책과 시리즈로 있는 ‘플라스틱 병의 모험’ 역시 구입해서 교실에 비치해두고 싶다. ‘재활용’을 가르치지 말고, ‘재활용’이 이런 것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어야겠다. 내가 버린 ‘캔’이 언젠간 나의 ‘야구배트’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알루미늄 캔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아이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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