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과 콩 알맹이 그림책 47
류한창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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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에 속상했다가, 딸기에 금세 기분이 풀리곤 하는 평범한 어린아이 홍. 그런 홍에겐 장난감 로봇 콩이 있다. 콩은 홍을 행복하게 만드는 존재였다. 그저 작은 장난감이었지만, 어린아이 홍에게는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새 장난감 콩이 행복을 주는 존재였다.

홍은 콩과 함께 학교에 나섰다. 행복한 감정에 가득 차 길을 나선 홍은 길에서 마주친 고양이와 할아버지, 게시판, 단짝친구를 만나게 된다. 배가 고픈지 골목 구석에서 빈 쓰레기 상자를 뒤지며 먹이를 찾는 고양이, 종이와 폐품 등을 수거하는 할아버지,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지구, 부모님의 싸움으로 인해 속상한 단짝의 모습. 새 장난감으로 가득 찼던 홍의 행복은 점차 줄어든다.

콩이라는 새 장난감이라는 아주 사소한 것 하나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든 반면, 우리 주변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존재들이 아이의 행복을 줄어들게 만든다는 점이 대조되어 인상깊다.

행복이 줄어든 홍에게 장난감 콩은 넌지시 제안한다.
"우리가 도와줄까?"

만약 장난감 콩이 없었더라면 홍은 그저 그렇게 행복이 줄어들어 기분이 꿀꿀한 채로 하루를 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콩이라는 존재, 즉 '우리'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있었기에 결과는 달라졌다.

단짝 친구를 기쁘게 만들어 주고, 폐품을 수거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 장난감 콩과 홍이 함께 하는 일들은 실은 대단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홍이 마음만 먹었다면 혼자라도 할 수 있었을 일들이다. 하지만 홍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다수의 아이들도, 우리 어른들도 홍과 같지 않을까. 내 행복을 줄어들게 만드는 것들은 실은 나의 관심과 노력을 조금만 더 보탠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 조금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장난감 콩은 홍에게 그런 망설임을 없애주었다. 홍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일들을 콩과 함께 돕는다. 그러자 다시 홍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찼다.

책은 아주 당연하지만 어려운 일을 콕 짚어준다. 행복을 나누는 건 아주 쉽고도 어려운 일라는 것. 하지만 이 행복을 나누면 결국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온 다는 것.

홍은 콩이 있어서 쉽지만 어려운 일인 행복 나누기를 해냈다. 홍은 이제 콩이 없더라도 주변에 관심과 도움을 주며 행복을 나눌 것이다. 행복은 더 크게 돌아온 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장난감 콩 같은 존재가 없는 아이들도 홍처럼 행복을 나눠보고 더 큰 행복을 느껴보아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아이가 사는 세상도 행복해질 것이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고, 건네주는 누군가들이 그 아이들의 콩이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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