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남기기 전 결론부터 써 두고 시작하고 싶다. 부디 이 책이 ‘강아지 똥’ 이야기에 가려 그 빛을 잃지 않길 바란다. ‘강아지 똥’과 또 다른 매력을 너무나 많이 품고 있는 책이다.솔직히 책을 열기 전까지는 조금 걱정이 되는 마음도 있었다. ‘송아지 똥’이라는 제목을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강아지 똥’이야기를 떨쳐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워낙 ‘강아지 똥’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강아지 똥’ 이야기를 아끼는 독자의 한 사람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핑계를 대어 본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내 염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오히려 ‘송아지 똥’이야기만의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책은 참 아름다웠다. 오늘 날 그림책이나 동화책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편안함, 사랑스러움이 그림책 곳곳에 묻어난다. 글도 그림도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문장과 작품으로 책 한 면들을 가득 채우고 있다.권정생 선생님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는 해를 맞아 ‘창비어린이’ 2017년 여름호에 발표한 추모 글이라는 이 ‘송아지 똥’ 이야기에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 이야기도 함께 등장한다. ‘송아지 똥’ 마당 주인공들의 이야기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아주 먼 이야기로 말이다. ‘강아지 똥’의 이야기와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맺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매듭으로 이야기를 단단하고 촘촘하게 엮어 낸 작가님의 글 솜씨에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10년 전 마당과는 많이 달라져버린 시멘트 바닥에서 탄생한 송아지 똥이 마당의 사랑스러운 존재들 ‘리듬감’, ‘평이’와 같은 친구들을 만나 짧은 생을 살아가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가 참 안타깝고도 특별하다.‘싸고 간 똥’이라는 나쁜 말을 듣고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갖는 송아지 똥에게 마당의 친구들은 사랑과 애정으로 ‘똥또로동’ 송아지 똥의 존재를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꼭 강아지 똥처럼 누군가를 희생하여 빛을 내는 삶이 아니더라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임을 말해주는 ‘송아지 똥’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혀서 ‘강아지 똥’ 못지않는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강아지 똥과는 다른 매력을 잔뜩 품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가치를 알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