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그림 사전
앨런 샌더스 그림, 아만다 우드 외 글, 권지현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4학년에 올라오면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과목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영어'라고 말하겠다. 교사의 입장이만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데, 주당 2시간의 수업 시간은 아이들의 영어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물론 욕구 자체가 없는 아이들이 허다하다.) 그래서 올해 내 관심사 중 하나는 '영어'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들에게 영어를 쉽게 지도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무작정 좋다는 방법들을 도입해가며 1학기를 보냈다. 하지만 그닥 효과는 좋지 않았다. 아이들의 실력도, 흥미도도 너무 제각각이었다. 심지어 어느정도 자라버린 아이들은 취향도 확고했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영어가 익숙하고 유창했지만,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매 단원 첫 시간에 나누어주는 영어 단어를 보며 막막해 했다. 그나마 성실한 아이들은 단어와 표현이라도 모두 익히지만, 노는게 더 좋은 아이들은 가면 갈 수록 영어를 기피하고 싫어했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즐겁고, 재미있는, 그리고 좋아하는 대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된 책이 바로 이 '알파벳 그림 사전' 이었다. 각 알파벳에 따라 다양한 단어들이 그림과 함께 실려있는 이 책을 보고 우리 아이들과도 이런 책을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우리도 함께 이런 그림 사전을 같이 만들어보자고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아이들에게 보여주질 못했다. 이 책은 우리집 4살짜리 아들 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들은 책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던건지 '이건 내 꺼!' 하면서 책을 들고 갔다. 그리고 첫 장을 넘겨 '에이~ 비~ '하고 알파벳을 읽어나갔다. 아들은 유튜브에서 접한 A,B,C song을 너무나 여러 번 들어서인지 알파벳을 보고 무슨 글자인지 말은 할 수 있다. 아이가 재미있게 보니 먼저 보여주자 싶어서 옆에 앉았다. 그러다보니 이 책은 초등학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 아이가 봐도 너무나 좋은 구성인게 눈에 보였다.

각 알파벳마다 연관되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와있었다. 심지어 그림까지 말이다. 각 알파벳 단어를 한 가지 주제와 연결해, 그 주제와 관련된 영어 단어들을 모두 사전안에 담아놓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 양쪽 면이 모두 그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는 알파벳 책을 보면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저 혼자 이런 저런 것들을 찾아냈다. 특히 '탈것'과 '바다생물'을 가장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탈것 페이지와 바다생물 페이지에선 책장을 쉽사리 놓치지 못했다. 이 책은 4살 아이의 마음을 완전 빼앗아버렸다.

주제별로 알파벳을 엮고 그 안에 해당 주제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담아두었으니 단어들의 수준도 다양했다. 아주 쉽고 익숙한 단어부터, 생소하고 낯선 단어들까지 정말 많았다. 하지만 모두 주제와 연결된 단어들이라 아이들이 궁금해할법한 단어 위주였다. 영어를 좋아하지 않아도 그림이 많고 다양해서 그냥 책장만 넘겨도 재밌었다. 이 책은 4햑년 아이들의 마음도 쉽게 빼앗아갈 것 같았다.

탈것, 동물, 바다생물 같은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주제에서부터 직업, 박물관, 우주 등 초등학생 애들이 흥미있어 할 만한 내용도 많았다. 책을 자주 보다보면 어느새 단어들이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우리집에 도착한 순간부터 우리 아이는 매일 이 책을 꺼내들고 숨은그림찾기를 하며 논다. 이 책은 점차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의 길잡이가 되며, 훗날 아이에게 방대한 영어 단어집이며 사전이 될 것 같다.

기대보다 훨씬 만족스럽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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