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잡으러 가는 아이 ㅣ 알맹이 그림책 46
김기린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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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잡으러 가는 아이에는 두 명의 아이가 등장한다. 마음이와 주인공 '나' 이다. 이야기는 두 아이가 함께 여행 준비를 하면서 시작된다. 여행 준비에 들떠서 신이 난 아이들. 심지어 여행 장소는 '별바다 사막'이다. 아이들의 들뜬 마음이라도 대변한 듯, 마음이는 심지어 물구나무를 서며 낄낄대고 있다. 온 몸이 파랗고 잔뜩 개구진 표정을 하고 있는 마음이. 마음이는 항상 주인공 '나'와 함께 하는 친구이지만, 주인공 '나'와는 다른 존재다. 차분하고 계획적인 '나'와는 달리 마음이는 충동적이고 급한 성격이다. 여행 준비에 신이 난 마음이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여행을 떠나 버렸다. 분홍 돌고래를 타고 저 벌리 파도가 넘실거리는 여행길로 말이다. 잠옷을 입고 쩔쩔매며 마음이를 부르는 주인공 '나'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주인공 '나'는 먼저 여행을 떠나버린 마음이를 원망했다. 함께 여행하기로 해놓고 먼저 가버리다니! 먼저 여행을 떠나버린 마음이 덕분에 '나'는 밥 맛도 없고 수업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마음이 여행에 뺏겨버려서 평소에 해 나가는 일상 생활들이 아무런 흥도, 재미도 아지 않는 모습을 아주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없는 나에게 공부는 흘러 나가는 소리이며, 밥은 아무 맛도 나지 않는 음식이다. 여행을 앞두고 설렌 마음에 집중하지 못해서 꾸중을 듣는 아이들은 이 장면이 참 공감될테지. 아이의 마음이 이미 여행길로 떠나버렸으니, 할 일을 하고 있어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며칠만에 아이스크림 트럭 앞에 있는 마음이를 찾았다. 마음이는 여전히 충동적이고 제멋대로 하려했지만, '나'는 이번엔 마음이의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겠다는 아이의 굳은 의지다. 세워놓은 계획대로 별바다 사막으로  길을 가려 했지만 여전히 마음이는 주인공의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 그렇게 기대하고 가고 싶었던 여행이지만 막상 길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니 당장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이 앞서졌다. 이 장면을 보니 분명 신나게 놀이터를 가기로 해 놓고, 놀이터로 향하는 길에 지나가는 강아지에 눈을 뺏겨 강아지를 뒤쫓아 가버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에게 마음이란 참 제 멋대로 안 되는 일이다.

 

 결국 주인공 '나'와 마음이는 다투고 만다. 재촉하지 말라며 화를 내는 마음이의 얼굴엔 사나운 불꽃이 일렁였다. 결국 마음이와 다툰 주인공 '나'는 마음이와 헤어져 여행을 한다. 하지만 마음이 없이 떠난 여행은 재미가 없다. 그렇게 기대하던 여행인데도 정작 마음이가 없으니 발걸음은 무겁고 슬프기만 했다. 아이는 항상 붙어서 단짝처럼 지내던 마음이의 존재가 아이에게는 정말 큰 것임을 보여준다.

 

아이들에게 '내 마음'이란 아직 내멋대로 통제되지 않는 것일테다. 충동과 절제를 배워나가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지켜 나가야 하는 것을 계획대로 지킨 다는 것은 어찌 보면 굉장히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이 동화책은 아이들이 지켜서 해 나가야 하는 것과,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 속의 심리를 아주 잘 보여준다. 주인공 '나'는 여행도 계획대로 짜고, 주어진 시간표에 맞춰 밥도 먹고 수업도 듣는다. 무려 '별바다 여행'을 앞둔 아이 치고 굉장히 덤덤하다. 여행이 기대되지만 할 일부터 챙겨 나가는 모습이 어른 못지 않게 절제된 모습이다 느꼈다. 하지만 마음이는 전혀 다르다. 너무나 기대되는 여행을 앞두고 그 기다림을 참지 못해 훌쩍 떠나버린다. 겨우겨우 주인공과 만나 다시 여행을 가려다가도 길가에 만난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또 제멋대로 하려 한다. 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는 일상 생활과,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마음 속 세상의 차이가 아이들에겐 참으로 크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었다.

 

생각과 마음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함을 느껴본 아이, 주어진 할 일을 하지 않고 마음이 따르는 대로 했다가 꾸중을 들어본 아이.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했을만한 일이다. 나와 내 마음속을 분리해서 내 마음을 하나의 인격체로 표현한 독창적인 그림책이 참 예쁘고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이의 마음을 '마음이'라는 친구로 만들어 낸 작가님의 아이디어에 감탄해본다.

 

 

매번 제 뜻대로 되지 않아 싸우고, 제멋대로 행동해서 화가 나더라도 마음이는 주인공 '나'에겐 없어서는 안될 가장 친한친구다. 마음은 곧 아이이며, 아이는 마음과 함께해야 즐겁다. 아직 마음과 완전한 친구가 되지 못하고 다투는 일이 잦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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