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경제로의 전환 - 유럽 최고 석학 자크 아탈리, 코로나 비극에서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과 전망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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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경제로의 전환 #자크아탈리 #독후감

우리는 유례없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세상을 살고 있다. 나같은 경우는 30년이 넘은 세월 동안 말이다. 겪지 않았던 이 세상의 형태, 전염병이 창궐한,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생소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 현존한다.

생명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생소한 책 제목 위에는 '코로나 비극에서 인류를 구하는 담대한 비전과 전망'이라는 도전적인 부제가 놓여있다. 인류를 구하는 비전과 전망이라는 말에 꽂혀서 책을 집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빠져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활자를 통해서 코로나19를 대하는 각국 정부와 관료들의 실수와 잘못된 정책적 결정을 꼬집는다. 그 결과를 다양한 분석자료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독자에게 말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의 경제와 교육, 정치 시스템은 망할 수도 있어요.'라고 친절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말투로 얘기한다.

섣부른 낙관적인 결론으로 우리를 현혹한 사람들을 비판한다. 그리고 잘못된 정책을 저질렀고, 팬데믹 현상을 부추기고, 처음 이러한 전염병을 창궐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을 비판한다. 그것이 중국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는 진실이다. 각종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국가 권력이 있으나 우리는 사실을 접하였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입과 눈, 귀를 통해서 알아버렸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무지한 결정으로 인하여 전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조금 더 일찍 알렸더라면, 조금 더 일찍 말하고 조치했더라면, 조금 더 빨리 준비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소개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하지 않더라도 뉴스를 통해서 코로나19를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다.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자발적인 '봉쇄'를 통해서 말이다.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선방하고 있으나 그것은 섣부른 낙관이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저자의 말이 결코 가볍지 않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지나가는 '가벼운 농담'이 아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렇게 나약하게 만들어졌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주요 국가들은 '빗장'을 걸어잠그고, 한동안 입국,출국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였다. 발빠른 대처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어느 정도의 전염병 차단 효과 및 유입을 막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막지 못했다고 저자는 아쉬워 하였다.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하면 '정치세력'은 늘 활개를 친다. 어떻게 하면 대중들의 눈과 귀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관심을 벗어나도록 하는지 몰두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한다. 오히려 생명을 보호하고, 자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만, 엉뚱한 행동과 말이 오고가는 것은 이번 사태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 사고들을 통해서 쉽게 알 수 있다.

p.49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미친 몇 해'를 지난 후 경제는 급속도로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어간다. 우리는 두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감염병과의 대결에 있어서 신속하게 승전보를 울릴 수 있다는 낙관주의적 환상, 지나치게 서둘러 긴축 예산 형태로 회귀하는 조급함은 둘 다 재앙으로 이끄는 첩경이라는 사실이다."

섣부른 낙관은 재앙을 부르는 단초일 수도 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마치 '팬데믹'과 '코로나19'사태가 곧 종식될 것 같은 느낌으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데, 백신이 개발되는 것과 별개로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영국발 바이러스는 확산력이 이전에 발생한 것과 70% 이상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연 각국 정부에서 말하는 낙관적인 전망이 믿어되는 정보인지 의구심이 생기는 대목이다. 저자의 '통찰력' 덕분인지는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낙관적인 생각에 반론을 던지는 대목이 자주 발견하는데, 꽤나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대 생각을 쉽게 말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 책은 끝으로 우리가 앞으로 어떤 태도와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말해준다. 생명경제라는 생소한 개념을 던진다. 경제의 주요 톱니바퀴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상상된다. 

p.242 ~ 243
"생명경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가까이에서든 멀리에서든 우리 모두를 더 잘 살게 해주기,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기를 임무로 삼는 모든 기업을 다 포괄한다. 이들은 건강, 예방, 위생, 스포츠, 문화, 도시 하부 구조, 주거, 섭생, 농업, 영토보호, 민주주의 운영, 안전, 방위, 오물 처리, 재활용, 수자원 보급, 청정 에너지, 생태, 생물 다양성 보호, 교육, 연구, 혁신, 디지털, 상업, 물자보급, 상품 이송, 대중교통, 정보와 언론, 보험, 저축, 신용 등의 다양한 분야가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저자는 연결된 경제를 생명경제라고 설명하는 듯 보인다. 연결된 경제, 즉 하나만 뚝 떨어져서 섬에서 자생하는 경제가 아니라 '공유' 또는 '연결'된 경제를 말하고 있다. 이는 연결된 경제는 살아있는 경제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명력을 가진 개체로 이해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책을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그리고 저자의 통찰력을 살펴보려면 책을 읽어야 함은 물론이다.

팬데믹이 쉽게 없어질 것이라 보는 낙관론자들은 많다. 그러나 근거가 있는 소리인지 묻고 싶다. 다 읽고 나면 '의문'이 생긴다, 비판의 목소리를 달갑게 받아들이고, 비난을 배제해야 한다. 건설적인 비판을 통해서 미래 세대에게 '이런 비극'을 전해주거나 영향을 전달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까지 경제상황이 망가져버렸는지 물어야 한다.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현상도 있다. 코스피(주식시장)은 3,000 고지를 넘어버렸다. 20년 만에 있는 쾌거라고 뉴스는 소개한다. 그런데, 실물경제와 괴리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과연, 경제상황을 반영한 주가의 결과일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까? 투기가 투자처럼 보이고, 현혹되어서는 피를 보는 피해자만 발생할수도 있을 것 같다. 사돈의 팔촌까지 주식을 손대고, 주식에서 '돈을 벌었다'라고 자랑하는 지금의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아 보인다. 끝.

274
팬데믹이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게 만든다.

279
중국은 5G, 인터넷, 도시 간 고속 이동, 데이터뱅크, 인공지능, 고압 에너지, 전기자동차 충전소 7가지에 집중하는 경제계획에 시동을 건다고 밝혔다. 대중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수입 석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의 추천서 및 작품>
1. 메리 셸리 "최후의 인간"
2. 장-피에르 앙드르봉 "마침내 세상은 그들의 것"
3. 대니 보일 "28일 후"
4. 마크 포스터 "세계대전 Z"
5. 러셀 T. 데이비스 "이어즈 앤드 이어즈"
6. 스티븐 소더버그 "컨테이젼"
7. 리처드 매드슨 "나는 전설이다."
8. 버나드 울프 "림보"
9. 류츠신 "삼체"

우리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열 살 땐 팬데믹을, 스무 살 땐 독재를, 서른 살 땐 기후 재앙을 차례로 겪게 하는 건 너무도 부당하다는 점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한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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