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업 -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의 원칙과 도전
하워드 슐츠.조앤 고든 지음, 안기순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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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이야기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 광고가 없다. 하지만, 광고를 하는 기업만큼의 매출이 높고, 영업이익도 훌륭하다. 모든 파트너는 본사 고용 정규직 직원이다. 그만큼 인력에 대한 예우의 방향은 업계 최고로 대우한다.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며,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그 이상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는 CEO의 철학이 담긴 경영원칙이라 생각한다. 도서 그라운드 업(Howard Schultz From the Ground up)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한 책을 접하고, 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래도 600페이지가 넘는 양을 보면서 '가장 감명 깊은' 순간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챕터 4,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읽으면서 밑줄과 나의 소명과 느낀 점을 공유하고 싶다.

챕터 4. 기본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늘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계를 지향하는 동양인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면, 어른에게 인사를 잘하거나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는 언행을 추구하고, 연장자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 등이 기본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장면을 바꾸어 '경영'에서는 어떤 것이 기본일까? 왜 하워드 슐츠는 기본에서 응용하였던 것들을 되돌리고, 다시 기본에서 답을 찾고자 했을까? 아마도, 기본기가 탄탄한, 기초가 튼튼한 사람 또는 건물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 아닐까. 집을 지을 때도 튼튼하게 지은 집은 눈에 보이는 '가식, 장식'보다는 기초 토대, 기초공사를 튼튼하게 한다. 그래야 주변 환경에 좌지우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석공이나 옹기장이, 집을 짓는 공학자들은 이 원칙을 간파하였고, 선조들도 그 원칙을 지켰다. 모진 풍파를 겪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기본을 지켰기 때문이다. 경영이라는 장면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기본'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한다. 분명 존재한다. 그래서 기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지도. 사회복지사의 기본은 무엇인가. 고객 지향과 전문가로서 내외적 역량을 강화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사회복지사 선언문에도 정확하게 나와있다. 이는 사회복지사 윤리강령(社會福祉士倫理綱領, Social workers code of Ehtics)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사회복지사는 인본주의·평등주의 사상에 기초하여,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천부의 자유권과 생존권의 보장활동에 헌신한다. 특히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선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저들과 함께 일하며, 사회제도 개선과, 관련된 제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사회복지사는 개인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어떠한 여건에서도 개인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이러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하여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개발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 우리는 클라이언트·동료·기관 그리고, 지역사회 및 전체사회와 관련된 사회복지사의 행위와 활동을 판단 평가하며 인도하는 윤리기준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이를 준수할 것을 다짐한다.
출처: https://9ro.or.kr:57459/info/conduct_guide.html

기본은 그렇다. 심오하고, 추상적이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이다. 얕지 않고, 깊으며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현상'과 같다. 기본을 잘 지키거나 기본기를 잘 닦으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목적지를 알고 걸어가기 때문이다.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균형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기본으로 다시 되돌아가자고 하워드 슐츠는 챕터 4에서 독자에게 강조하며, 벙커에 빠진 스타벅스라는 회사를 끄집어 내기 위해서 어떤 샷을 준비하였는지 독자에게 이야기한다.


1. 스웨터에서 실이 한 올씩 풀려나가듯 위기는 서서히 찾아왔다.
2. 직원들이 회사의 사업을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 이상으로 생각하게 하고 싶었다.
3. 각자 스스로 관찰하고, 경험하고, 배우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를 했을까.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우리 주변에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거나 대접하지 않는 기업들은 정말 많다. 그래서 사람을 부품처럼 생각하니, 그들의 입에 오르내리거나 속시끄러운 소리를 감내해야 하는 경우는 왕왕 존재한다. 그래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성공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조직과 기업은 동물의 왕국처럼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승자로 칭송받고, 패자는 뒤안길로 사라진다. 어떤 기업이 소멸되거나 사라지는 것은 순간적이다. 전도유망했던 A기업이 구조조정을 당하거나 기업 해체 수순을 밟고, 상장폐지를 당하면서 결국 투자자나 기업에서 종사했던 근로자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되는 현상은 이상하지 않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치부되거나 전가되어서는 안된다. 오너의 잘못된 판단으로 여러명의 '식구'들이 시궁창에 빠지는 일을 만들거나 종용해서는 결코 안 된다. 기본은 그렇다. 스타벅스가 위기에 빠졌을 때는 '은은히 풍기는 커피향'이 매장 내에서 사라졌다고 회고하였다. 은은한 커피향이 사라진 스타벅스 매장, 신선한 커피향이 숨쉬는 곳이 아닌, 충성 고객이 많은 만큼 '스타벅스에서 그런 일이 있었구나'라고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심지어 성장의 발판으로 만든 것은 대단한 일이라 칭송받을 만한다. 스타벅스의 파트너, 파트너의 가족까지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임금과 매출, 영업이 성공적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먹고 살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국가에도 좋은 일이고, 개인에게도 좋은 일이다. 100년 기업이 많은 일본의 장인정신은 일본을 장수 국가 내지는 경제강국으로 만드는 훌륳안 발판이었고, 미국이라는 세계적인 대국을 만드는 '발판'은 역시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동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4. 공정한 대우를 받는 직원
5. 정말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는 문제상황
6. 진실의 힘, 있는 그대로 말할 때


나의 능력, 노력, 역량만큼 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은 직원으로써 가장 신나는 일이다.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심지어 대우까지 공정하다니 직원으로써 굉장히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모든 인간은 인정받기를 원한다.'라고 말하였고, 타인 상사로부터 혹은 동료부터 인정받는 느낌은 직장인으로써 가장 동기부여할 만한 일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내가 노력한 분야에서 인정받는 것은 꽤나 깊은 인상을 주기에 부족하지 않은 사건이라 설명하고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행운이 아니라 처음부터 시작하여 천천히 성장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인정받음'이라는 보상은 그만큼 영향력이 크고, 훌륭하기까지 하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직이 성장할 때는 그러한 사건과 그러한 종류의 업무적인 프로세스가 작동한다. 스타벅스는 이것이 가능하였고, 이것을 가능하도록 만들고, 구축하였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출발하여, 이러한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도구와 방법들은 무엇이고, 우리가 꼭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들은 무엇인지 정리하였다. 그리고 현장에서 적용하였고, 직원의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기업과 회사, 직장, 조직을 만들기 위해 대내외적인 문화를 마련하였다. 전사적인 움직임으로 '주인'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조직의 '주인'이 되도록 허락하고, 권한을 부여하였다.

스타벅스에서 재밌었던 그리고 감동적인 일화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이것은 직접 겪었던 일이다.

부산 해운대 스타벅스에서...
자조모임을 진행하면서 비바람과 세찬 바람을 피하려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갔다. 입장과 동시에 내 몸에 꽂히는 시선을 피했다. 사람들은 발달장애인이 낯설게 느껴지는 듯 살짝 피하거나 눈길을 주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10명의 발달장애인과 나를 포함한 인솔자 2명은 꿋꿋했다. '아메리카노 8잔과 에이드 4잔 주세요' 당당하게 주문을 하였다.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2층의 널찍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살짝 비가 왔기 때문에 우산, 우비 등 지저분한 상태였다. 비를 맞은 탓에 약간 어수선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이 드러나면서 2층에 있는 손님들은 다시 한 번 내 몸에 시선을 꽂아넣었다. 개의치 않고, 주문한 음료가 도착했을 때 원하는 음료를 나눠주었다. 그러나, 어수선한 틈을 놓치지 않고 장애인 한 분이 들고 있던 음료를 바닥에 전부 흘려버렸다. 손에서 미끄러졌는지, 팔꿈치로 쳤는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우당탕' 소리와 어수선한 소리를 들었던 직원이 곧장 밀대와 걸레를 들고 올라왔다. 살짝, '나가야 하나...'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감동적인 말을 하더니 '한 모금도 못드셨죠? 똑같은 음료 준비했으니까, 맛있게 드세요. 바닥에 흘린 음료는 저희가 치울 테니까 걱정 마시고요.'. 이런... CS교육을 받으시나? 어떻게 짜증을 내거나 번거롭다는 티를 1%도 내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우리는 그로부터 약 4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담소를 나눈 뒤 비를 뚫고 목적지까지 이동하였다. 그때의 감동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충성고객으로 돌아섰는지 모르겠다.
설명: 2018년 한국피플퍼스트 참석을 위해 10명의 발달장애인과 함께 부산 BEXCO를 다녀온 후 해운대 스타벅스 매장에서 겪었던 일화

정말, 고객감동은 저런 식으로 주다니..., 꼭 배워야 할 자세이자, 원칙이라 생각한다. 원칙이 있다면 , 기본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2년 전에는 이 책을 접하기도 전이었지만, '그라운드 업'을 읽으면서 왜 기본에 충실했고, 왜 감동적인 일화가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은 CEO의 철학과 원칙을 바탕으로 경영하고, 파트너가 주인인 회사를 운영하는 방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일화라 생각한다. 조금 더 기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받았던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진창에 담급시다.
Get in the Mud

기본으로 돌아가기.
더 말해서 무엇할까.
더 강조해서 좋을까.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느 조직이든, 어느 상황에서든 말이다.

감히 묻고 싶다.

우리는 기본을 세웠는가?
그것을 준수하고 있는가?
원칙 중심으로 움직이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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