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읽은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이 생각나는 책이다. 진화론의 생존과 번식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을 해석한 저자(서은국)의 주장대로라면 한국은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나라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미래 생존을 확신할 수 없고, 기혼자들은 자녀 양육비 부담에 아이를 가지는 것을 주저한다. 생존과 번식이란 관점에서 한국은 가급적 떠나야 하는 나라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인 계나도 호주로 떠난건지도...요즘 나라 돌아가는 사정을 본다면 더 떠나고 싶어지는건 나만일까...
오늘도 뉴스는 남북간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상태를 연일 방송하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라는 다소 자극적인 멘트까지 쓰면서 말이다...이런 가운데 독일 저널리스트인 볼프 슈나이더의 ˝군인˝을 읽었다. 볼프 슈나이더는 더 이상 군인이 역할을 하는 전쟁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지만 한반도는 예외인거 같다. 남북한의 정규군만 합해도 200만명의 군인이 대치중이다. 예비병력까지 포함하면 1000만명은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볼프 슈나이더는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군인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군인의 전쟁사를 통해 평화가 아닌 전쟁과 갈등이 인간의 자연상태임을 낱낱이 보여준다. 또한 책의 마지막 장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인간들의 노력에 대해 삶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 충고는 상당히 아프다. 인간에게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희망이 없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정말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같이 하는 것 같다. 선사시대 이후로 끊임없는 전쟁과 갈등이 이어지고 평화는 잠시 뿐이다. 정말 희망이 없는건가...
요즘 범죄소설처럼 치밀한 구성이나 반전은 없지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은 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한 번 잡으면 책을 덮기가 쉽지 않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가나코와 그녀를 구하기 위한 친구 나오미의 이야기가 나오미와 가나코 두 주인공의 시점으로 그려진다. 왜 한국이나 일본이나 가정폭력이 정상적인 사회시스템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걸까...예전과 많이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가정폭력은 가족내의 일이라며 있지만 없는 일처럼 은폐된다.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 이런 말이 맴돈다.˝왜 여자를 때리고 X랄이야..개X놈 쓰X기 같은 X끼˝
모 팟캐스트에서 진화학자인 장대익교수의 추천으로 읽게된 행복의 기원...제목만 봐서는 행복에 대한 인문서적처럼 보이지만 과학서적이다. 행복을 인간의 관점이 아닌 진화론적이자 동물의 관점에서 고찰한 책이다.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게 아니라 살기 위해(생존과 번식)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란 저자의 생각은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다. 사고의 틀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게 만드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다시 읽어보게 만든 책. 과학은 그 자체로 특별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