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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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나는 근사한 누군가가 되기를 바랐지만,

문제는 그 바람이 좀 더 구체적이어야 했다는 점이다. - 릴리 톰린 (p.44)

"어머니 말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야. '하워드, 너는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단다. 단, 한 번에 되지는 않을 거야.'" 하!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p.143)

인도의 어느 승려도 비슷한 말을 했더군. '신은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실 것이다. 당신 차례가 됐을 때' 라고 말이야. 이런 말들은 결국 앞날을 중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는 뜻이지만, 지금처럼 당장의 만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 (p.143)

"누구든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와주어라."

"네가 받은 대가보다 더 많은 가치를 보답하여라." (p.212)

하지만 그건 함정이야. 타인의 비전과 유산이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그건 딱 한 사람, 즉 본인에게만 맞추어져 있지.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옛말처럼 롤모델과 똑같은 결과를 기대하며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단 얘기야. 롤모델은 자신이 겪은 일을 경험하지 않았고, 같은 기억을 갖고 있지 않아. 같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건 당연한 거고. 결국 그 사람은 자네와 다른 사람이야. (p.220)

 

* 책 정보

하워드의 선물, 에릭 시노웨이, 위즈덤하우스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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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오래 두고 늘 찾아 배우고 싶고, 조언을 구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인품과 행실이 훌륭한 사람을 주변에 두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타인 앞에서 겸허한 자세로 배움을 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관계망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관계망은 대부분 소유와 소속이 결정하는 탓으로, 어느새 행복을 결정하는 주도권을 소유와 소속에 빼앗기고 마는 경우가 빈번해진 모양새다. 남들 만큼 갖지 못해서, 남들 하는 만큼 어딘가 소속 되지 못해서 타인과 멀어지고 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대개 사회에 소속된 개인의 불행은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에 안 돼서 어떡하니? 라는 말보다, 한번에 안 되는 게 당연하단다. 라고 말하는 게 다시 시작해볼 용기를 준다.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안 된거야, 라는 다그침 보다 네 차례가 되면 신께서 도와주실 거야.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끈기를 잃지 않게 만든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관계망의 행복은 이런 독려일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끝 없이 무너지고 일어서고 다시 넘어질 수 있다. 그것은 비단 특정한 한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것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인간의 속성이 만들어내는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의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그들을 일으켜 세워줄 수 있는 것이 물질이 아니라 관계망의 관심과 상생일 수 있는 사회는 많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주변에 좋은 멘토가 있다고 한들, 나 스스로가 변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일까. 개인적으로 이 책은 증정받은 책이다. 하지만 책을 제 돈 주고 구입했다면 지불해야 할 정가는 14,000원이었다. 아마 책에 쓰여진 말들을 자신에게 정말로 도움되는 이야기로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14,000원 이상의 어떤 것을 얻고 책 값 그 이상을 얻는 사람일테다. 하지만 정말 책에서 느낀대로 행동하고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하워드의 선물을 읽기 전에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무언가 행동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우리는 지나치게 '멘토의 가르침' 혹은 '유명인의 경험담'에 의존하고 그것을 읽는 행위에 위로받기만 하지 않았나, 반성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책으로 인생의 교훈을 구하고, 고민의 솔루션을 찾는 것, 좋다. 하지만 적어도 삶에 대한 행복을 고민할 때에, 좌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지 말아야 할 때에, 우리의 마음을 지탱하는 것이 책이 아니라 정말 내 옆사람이기를 바란다. 우리 서로 서로가 모두에게 하워드 같은 관심과 조력을 담당하고 있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꿈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전에 더 나은 삶을 위해 행동하지 않았던 누군가가 하워드의 이야기가 특별하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야 만다.

<하워드의 선물>은 진솔한 가르침이 많이 담긴 유익한 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물의 쓰임이야 받은 사람과 사회의 몫이질 않던가.

 

 

추천하기 전에

 

적어도 '성공하기 위한 습관'을 운운하는 어떤 책보다는 조금 더 삶에 대한 깊이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진솔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서점에 들를 때마다 새로운 자기계발서를 구입하기 위해 매달 만오천원씩 지불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라고 다를 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이 습관을 바꾸지 못하면 진솔한 누군가의 조언이 어떤 새로운 선물을 주지는 못할테니까. 적어도 최근 출간일 이후로 이 책의 가치를 논하고 있는 미디어에게도 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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