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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평점 :
교문 앞에 아빠가 서있었습니다.
승지와 함께.
아빠는 호은에게 승지를 엄마에게 좀 맡겨달라고 말합니다.
승지는 아빠가 재혼해서 생긴 딸이었습니다.
승지를 데리고 나타난 호연을 보고 당황한 엄마는
호연과 승지를 데리고 아빠를 찾으러 나섭니다.
아빠가 살던 집, 직장, 친구들을 찾아가 보지만
아빠가 어디로 갔는지 그 행방을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엄마는 승지와의 동거를 시작하는데요.
엄마와 호은, 승지가 함께 하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호은은 엄마와 승지의 동거를 보며
과거의 일들을 떠올립니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엇인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요.
그리고 깨닫습니다.
인생의 의미는 자신이 만들어갈 과제라는 것을요.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집을 짓습니다.
그 집을 어떻게 짓고, 어떤 모습을 만드는가는
오로지 나에게 달려있지요.
나의 집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2007년에 <엄마의 집>으로 출간되었던 소설이
18년 만에 <자기만의 집>으로 개정되어 출간되었습니다.
진취적인 여성 화자로 시대를 앞서간 소설이라는 평과 함께
외면 받았던 이야기라고 합니다.
인간인 이상, 피할 수도 없고 즐길 수도 없는 게 있어. 그래서 싸우는 거지. (p.160)
진실은 실은 표면에 드러나 있는데, 보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그 많은 진실들을 다 놓쳐버리고, 우린 무지와 오해 속을 살아간다.(p.174)
단둘만의 달나라를 보았던 동질성조차 겨우 이 년 혹은 삼 년 정도면 무화되고 타인이 되는 것이다..... 진짜 상실의 아픔은 그것이다. 평생 계속되는 감정은 아무것도 없다.(p.193)
사람은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외로운 거야.(p.269)
생은 시어빠진 레몬 따위나 줄 뿐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던지지 않고 레모네이드를 만들 것이다.(p.278)
절판된 뒤에도 간직하고 싶은 문장에 밑줄을 그어
SNS에 공유가 되었다고 하는데
읽으면서 역시나 하게 되더라고요.
주옥같은 문장들이 위로와 용기를 주네요.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