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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삶에게 - 끝을 기억하는 삶, 진정한 오늘을 살다
토드 빌링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3년 3월
평점 :

이 세상에 죽음을 피해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죽음을 멀리 있는 이야기로 생각하며, 삶 속에서 외면하며 살아간다.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니까 사는 생각만 하지,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은 하지 않고 살아간다. 나 또한 죽음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고민을 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저자처럼 말기 암으로 말미암아 죽음에 직면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삶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기 때문에 죽음이 삶에게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은 지금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이 삶에게 라는 책은 한창 사역을 펼치던 젊은 나이게 불치성 암의 진단을 받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바라보면서 죽음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독자들에게 열어주고 있다. “우리가 태어난 날부터 죽어간다는 상황은 바꿀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는 구덩이 속에서야 그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사로잡힌 사람만이 구출을 바란다. 스올의 구덩이를 아는 사람만이 성전을 애타게 그리워한다. 어두운 곳에서 눈을 뜨는 사람들만이 상황을 제대로 보고 부활의 빛을 갈망할 수 있다.” 사람들은 죽음에 직면해 보지 않으면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죽음이 삶에 가져다 주는 유익과 새로운 시각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자가 그랬듯이 말이다. 죽음이 삶에게 이야기 하는 다양한 시각들을 보면서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죽음, 친구인가? 원수인가? 죽을 존재임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결코 우리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죽음을 부정하고, 외면하는 삶을 살다 보면 구원의 하나님, 매번 새롭게 호흡하는 일에서도 우리의 유일한 소망이시고, 죽음 앞에서도 유일한 소망이신 생명의 주님을 철저히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진실을 회피하며 살 수밖에 없다. 최후의 기독교적 소망, 그리스도인의 삶의 목표는 생명 연장이나 자아실현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 가운데 장막을 치고 거하시는 것이다.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이 땅에서 죽음이 원수가 아니라 친구가 되고, 죽을 존재임을 부정하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열어준다. 이 책은 현실에 얽매여 앞만 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의 쉼표를 찍으며 무엇을 위해서 애를 쓰고 살아가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삶의 현실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이 삶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통해 소망의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