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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 허수경 시선집
허수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0월
평점 :
허수경 시선집인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를 찬찬히 감상했습니다. 마치 빛이 비치는 곳에서 또렷하게 무언가가 드러나보이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작품이 많았고, 무언가 흐리멍덩하던 것을 보다 또렷하게 형상화하면서 사람들에게 와닿고 공감 가는 구절로 빚어낸 듯한 시집이어서, 여러 모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일상적인 모습을 주로 묘사하면서 공감하게 되고 기억 속에 새기게 될 것 같은 기분을 시선집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는 것일 것입니다. 이 시선집에서 허수경 작가는 짧게 끊어지는 듯한 분량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다채롭고 풀어내면서, 동시에 꽉꽉 눌럳담듯이 압축하면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시적 표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배경에서 일상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을, 평범하고 시시한 모습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로 만들어내면서, 서정적인 감수성과 아름다운 시적 표현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는 관조하듯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과거에 지난 일을 회고하는 듯한 분위기로, 여러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여러 시가 하나같이 각기 인상적이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는 점이 특히 기억에 남게 되는 시선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