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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
김미월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평점 :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는 거창하거나 극적이거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좀 심심한 느낌마저 줄 정도이다. 막상 줄거리를 요약하보라고 하면, 종이 한두 장 정도 분량에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 자체에는 별다른 극적인 드라마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스토리 자체로만 놓고 보면, 평범하고 일상적이다 못해 밋밋하다는 느낌마저 줄 정도이다. 하지만 막상 읽다보면 그야말로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겉으로 보면 덤덤함 그 자체인 이야기인데, 막상 그 안에는 갖가지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그냥 섞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면서도 현실적인 감정이 공감이 저절로 될 정도로 절묘하게 드러난다. 이중적인 면모, 이기적인 면모, 이런저런 갖가지 현실적인 이야기가 서로 섞이면서도, 혼탁하지 않고 고스란히 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성과 감상 위에서 바라보면, 평범해 보이던 이야기는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누구나 공감하게 되는, 모두가 가질 법한 심리 묘사를 기막히게 포착한 멋진 연출과 묘사가 되어서,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이채로운 경험을 독자에게 선물해준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전혀 모른 상태로 읽었기에 더욱 감명 깊게 읽은 작품이지만, 동시에 결말을 미리 알고 재독해도 여전히 감동적이며, 또한 초독 때와는 색다른 또다른 감상을 느끼게 해 주는 멋진 소설이어서 좋았다. 작가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