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의 엄마 ㅣ 오늘의 젊은 작가 25
강진아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평점 :
공기가 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져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오히려 실감하지 못하게 된다는 이야이가 있다. 그래서 공기는 일상적이면서도 소중하지만, 오히려 그 중요성을 간과하게 되는 개념의 대명사쯤으로 쓰이고는 한다.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 그런 인식이 만들어지게 되는 관계나 존재가 있다면, 아마 엄마일 것이다. 엄마가 많은 것을 해 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다 못해, 졸지에는 무슨 온당한 의무처럼 여기게 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걸 의무로 여기겠다면, 그 의무에 합당한 보상이나 대가, 하다못해 심리적 대우라도 해야 할 것이라는 점은 막상 종종 간과하면서 말이다,
[오늘의 엄마]는 여러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의 눈으로,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고 의식하게 된 시선으로 엄마를 바라보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숨이 막힐 때에야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듯이, 엄마가 떠나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야 엄마가 비로소 어떤 존재였는지를 절감하고 깨닫는다. 그 뒤에는 늦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 책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남은 시간동안 엄마에게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려는 가족의 이야기를 더없이 절절하고 생생하게 담아내면서, 엄마를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감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루라도 더 같이 있을 수 있기를, 이때까지 하지 못한 것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면서, 더없이 소중한 존재와 같이 있는다는 것이 얼마나 슬프면서도 행복한 일인지를 들려주는 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