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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환상처럼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634
하재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5월
평점 :
인간이라는 환상처럼이라는 시집의 제목은 어딘가 관념적인 느낌을 주는데, 이 시집에는 그런 관념적인 느낌과 맞닿는 시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시집의 시들과 아주 잘 어울리는 느낌의 제목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이고, 이 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차분하면서도 가라앉는 듯한 분위기에서 한 단어씩 조곤조곤 들려주듯이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시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은, 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관념적이거나 철학적인 주제에서 다룰 법한 내용이 상당히 나오는데도 마치 어느새 일상에서 누구나 생각할 법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어사전 없이 시집의 모든 시를 단어 하나까지도 모두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일상적이고 평범한 단어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시어들로 시 특유의 운율과 리듬감이 느껴지는 듯한 시로 빚어낸 듯한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는 점 역시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입니다. 모든 시를 한 편씩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여운이 남는 경험처럼 느껴지게 되는 시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