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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 시티 ㅣ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평점 :
세이프 시티는 일단은 sf소설로 분류될 세계관에서, 역설적으로 책 속에서 묘사된 기술이 아직은 없는 현대에 오히려 더 와닿을 듯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입니다. 책 속 세계에서는 기억 교정술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그 세계관에서는 그 기억 교정술을 의도한 대로 완벽하면서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그를 통해 개인의 심리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이른바 범죄라고 할 수 있을 법한 사건을 방지할 수 있다는 훨씬 큰 이야기까지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를 통해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거나 최소한 덜 불행해지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질문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야기가 조금씩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그런 기술이 있다면 과연 사람들이 행복해질까요? 행복의 기준은 어떤 것이며, 누가 정할까요? 그리고 오로지 본인이 기억 교정술을 원할 때에만 사용한다고 해도, 정말로 오직 당사자가 원할 때에만 그 기억 교정술로 사람의 기억을 바꾸고 제어하게 될까요? 당사자에게 좋은 일이 될 거라면서 밀어붙이듯이 말하면서 결국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냈다면, 그건 설득이라고 해도 될까요, 아니면 강압에 가까운 일일까요?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흥미진진하면서도 인상적이고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드라마에 녹여내기에, 더욱 기억에 남고 여운이 남는 책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