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 - 뜨겁게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 싱글들의 행복 주문
박진진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는 솔직한 책입니다. 제목만 보고 '톡톡 튀고, 발랄하고, 가볍고, 쿨하고, 쉽게 읽힐' 것이라 예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예상이 빗나가더군요. 앞서 말한 발랄, 가벼움, 쿨, 쉽게 읽히는 등의 덕목은 여기에서 부정적인 인식입니다. 한 마디로 '잘난 체 하는 여자의 쿨한 척 하는 되도 않는 글쓰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솔직한 첫인상이겠네요. 그러나! 나쁜 첫인상은 산산이 부서지고,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에는 공감과 따뜻함, 그리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년배 여성의 성숙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남습니다. 한 줄 서평을 하자면 '참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앞뒤 없이 '쿨'을 떨지도 않고, 패션을 가장한 소비를 부추기지도 않고, 영악하고 잇속만 차리는 연애를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결혼에 목을 매서 잘난 남자 붙잡는 법을 설파하거나 반대로 '결혼=죽음'이라는 식으로 무턱대고 결혼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감정과 경험이 하나가 아닐진대, 똑같은 문제로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갈등하고 고민하는 것이 진짜 아니겠어요? 20대, 30대로 이 지랄맞은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 후배들에게 조곤조곤 나직한 목소리로 삶을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지은이는 진지하고, 차분하고, 무겁게 생각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연애든 일이든 인간관계든 말이지요.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끄덕했는지 모르겠어요. 연애를 게임처럼 이기고 지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밀고 당기기의 전략이 필요한 프로젝트처럼 여기는 요즘 시대에,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우직하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말하는 지은이가 참 반갑더군요. 싱글의 삶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골드미스'의 탈을 쓰고 마냥 화려하지도 않고 '노처녀 히스테리'로 마냥 꿀꿀하거나 지옥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결혼한 사람들의 삶이 1년 365일 마냥 꽃노래에 무지갯빛이 아니듯, 싱글의 삶 또한 좋은 일, 나쁜 일, 즐거운 일, 괴로운 일이 번갈아 일어나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삶일 뿐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선택한 싱글의 삶을 얼마나 책임감 있게, 자신만의 색깔과 신념을 갖고 꾸려나가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싱글,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지은이는 이 시대 '30대 싱글 여성의 표본'으로 삼아도 될만 합니다. 모범적으로 잘 살거나, 완벽하게 싱글의 삶을 즐겨서가 아니라 오히려 '끊임없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고 부딪치고 깨지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읽다 보니 무척 반가운 글을 만났습니다. '백화점 VIP' 고객이 된 자신의 경험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절묘히 엮어낸 글인데요, 몇달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글이었지 뭔가요. 글을 읽으면서 '이 양반 참 솔직하면서도 생각이 깊구나.' 싶었는데, 바로 지은이었네요. 옛날 친구를 만난 듯 새삼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찾아봐야겠어요. 다음에 이 양반이 또 책을 내면 꼭 찾아 보고 싶어요. 현명한 친구의 조언을 듣듯이 말이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