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 긍정의 한 줄
린다 피콘 지음, 유미성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머 어쩜 책이 이렇게 깜찍할 수가!"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을 처음 만났을 때의 소감입니다. 누구든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요? 주머니에 쏙 들어가게끔 작고 깜찍한 크기에 꾹꾹 누르면 기분 좋아지는 폭신폭신(!)한 표지, 빨간 리본으로 묶여 마치 선물 포장같은 디자인. 책의 첫인상은 참 예쁘고 귀엽더군요. 마치 달력처럼, 일기처럼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좋은 글귀'들이 적혀 있기 때문에, 들고 다니면서 짬짬이 읽기 좋게끔 만든 편집자들의 노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일단 책 만듦새부터 칭찬 안 할 수 없겠네요. 내용에 맞게 책의 구성의 고민하는 편집자들의 자세랄까요. ^^
그리고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이란 제목에서 우리는 미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책에 어떤 내용들이 펼쳐질지요. 이 책을 읽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책을 손에 넣자마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죽- 읽어가는 방법(여느 책처럼) 하나, 날짜에 맞게 그 날 그 날 한쪽씩 펼쳐보는 방법 둘, 갖고 다니면서 눈 감고 아무 데나 펼쳐 읽는 방법 셋. 어느 방법을 택하든 상관 없습니다. 어떻게 읽든 좋습니다. 이런 다양한 읽기 또한 이 책이 갖는 또 하나의 매력이니까요.
책에 실린 구절들은 유명인들의 잠언이나 격언도 있고, 오래 구전돼온 속담이나 민담도 있고, 지은이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든 우리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겠지요. 격언이나 속담을 읽자마자 삶이 확 바뀐다거나 당장의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찬찬히 그 구절을 들여다보면서 내 삶을, 내 상황을, 내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하고, 격언의 내용과 내 삶을 일치해보고자 노력하게 해주는 것이 이런 글들의 구실이 아닐까요. 물론 구절마다 다 눈에 번쩍 뜨이는 것은 아닙니다. 

뭐 이런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나? 싶은 구절들도 있었죠.
'하루하루 충실히 살라'(조너선 스위프트),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에이브러햄 링컨), '오랫동안 선행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사람으로 인식될 것이다'(루이스 오친클로스) 같은 구절들이 대표적인 '하나마나 들으나마나한 고리타분 잠언들'이라 하겠습니다. 

새삼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평범함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게 해주는 구절들도 있어요.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물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다니는 것이다.'(중국속담)는 읽자마자 마음에 딱 꽂히더군요. 그래, 맞아, 그렇지. '잡초는 변장한 꽃이다.(제임스 로웰)', '질투는 어떠한 기쁨도 주지 않는 악이다.'(화자 미상) 같은 구절들. 평범함, 소박함, 치장하지 않은 진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있었는지...><

뒤통수를 쿵-하고 치는, 멍때리고 있던 영혼이 살짜쿵 흔들리는 글귀를 만날 때면 얼마나 반갑던지! 바로 이 구절 말입니다. '똑바로 본다고 해서 모든 것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똑바로 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다.'(제임스 볼드윈) 아, 지금같은 험하고 미친 시대에, 정신 바짝 차리고 스스로 똑바로 서서 가라는, 준엄한 경고로 들려서 적잖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곳을 빠져나가는 최선의 방법은 그곳을 거쳐 가는 것이다.'(로버트 프로스트)라는 글귀 또한, 어려움을 어떻게든 피해보려는 나약한 마음에 꾸지람을 내려주었습니다. 

또한 남달리 예민한 촉수로 시대를 보고 인간을 살핀 예술가와 천재들의 말들이 유독 많이 보여 좋았습니다.
'나는 실패해 본 적이 없다. 다만 효과가 없는 만 가지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토머스 에디슨), '경험은 우리에게 발생한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처하는 우리의 행동을 의미한다.'(올더스 헉슬리), '일관성은 상상력이 없는 사람들의 마지막 피난처다.'(오스카 와일드),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다.'(알베르 카뮈-이 얼마나 시적인 구절이랍니까. 캬아...@@)

그리고 이 책을 통틀어 가장 감명 깊고, 슬프고, 가슴 먹먹했던 한 구절. 바로 이 구절.
'찾아나서고 있다. 노력하고 있다. 혼신을 다해 일하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피를 토하는 듯한 한 구절입니다. [반 고흐 영혼의 대화]라는 책을 읽으며 인간 고흐의 숭고한 삶과 치열한 예술을 엿보며 펑펑 울었던 저로서는, 이 구절을 보자마자 가슴이 턱 막히더군요. 역시 빈센트.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화려하게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오직 그림만 그렸던 그의 삶이 절로 펼쳐졌습니다. 그래, 고흐만큼의 치열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 스스로에게 '찾고, 노력하고 혼신을 다했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에게는 이 한 구절만으로도 이 책[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 줄]이 참 좋은 책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이 책 속에서 '나만의 꼭 한 구절'을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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