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 수목원
한요 지음 / 필무렵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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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마주치는 나비 한 마리, 듬성듬성 핀 꽃들.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그 사이로 새 몇 마리 날아가고,

햇빛과 나무 그림자가 뒤엉켜 드리운다.

물 냄새가 나다가, 흙냄새가 난다.

생동하는 것들로 넘쳐흐르는 이런 순간엔 문득,

내 안의 어딘가로 걸어 들어온 것만 같다.

수목원의 입구부터 이미 잎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엄마는 앙상한 나무들을 보며 조금 일찍 왔으면 좋았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나도 작년 이맘때 와보고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는 낡아 부서지는 것들의 색과 질감이 눈에 박혔다.

그러고 보니 언제나, 모든 오래된 것들의 색은 이랬지. 이곳 전부가 봄여름의 유물 같다.

콘서트장에 가느라 경진이 결혼식에 못 간 게 마음에 걸린다.

콘서트장에 그렇게 일찍 갈 필요는 없었는데.

경진이는 여전히 느릿느릿 걸을까?

난 요즘 거의 파워워킹인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경진이는 느린 게 아니라 그냥 나를 챙겨줬던 건가?

수목원 하면 맨 처음 떠오르는 건 푸르른 나무들과 시원한 바람.

나무들 사이에서 비춰주는 따듯하고 포근한 햇빛을 받고,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걷는 모습.

상상만 해도 편안하고 힐링이 된다.

요즘 코로나로 집콕만 하고 있는 나에게 수목원을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큰 즐거움이었다.

색연필로 어떻게 이런 그림을 표현할 수 있었을까? 많은 색을 필요로 한지 않고 한두 색만 가지고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거에 또 한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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