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갈아 넣은 책 만들기가 철학인 출판사의 그야말로 분투기. 쥐가 뛰노는(...) 주택 사무실에서 동그란 밥상 하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머리와 무릎을 맞대고 ‘어떻게 하면 독자를 더 기쁘게 할 수 있을까?‘ 회의를 하고 때때로 야생의 감각을 일깨우자며 무계획 합숙을 떠나는 출판사에다 분업은 꿈도 못 꾸고 맡은 일 이상을 해야만 회사가 돌아간다는데 나는 못 다닐 것 같다. 다행이랄지 월급은 제때 지급한다고. 진지하게 대충 대충 일한다니 무슨 회사가 이래; 그럼에도 자못 정색하며 책 한 권의 힘을 믿는다는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손수 만드는 POP와 독자 엽서에 일일이 답장하는 아날로그 감성이 시대가 어느 땐데 하면서도 미소가 걸리는 건 왜일까. 미시마샤의 건투를 빌며 한국의 작은 출판사들의 분투 또한 응원한다. 책 한 권 한 권의 힘들이 모여서 모두 모두 100년을 바라보는 출판사가 되기를.